기자들은 어떻게 기사를 왜곡하는가

기자들은 어떻게 기사를 왜곡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기 바로 전날,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블로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글로 써서 블로그에 올렸다. 그리고 오늘 구글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전자신문 정진욱 기자가 쓴 “노대통령이여, 블로거가 되라”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다음은 정진욱 기자가 쓴 기사의 전문이다.

‘노무현 대통령님, 블로거가 되십시오.’

이명박 정부가 첫 출발을 맞는 날, 메타 블로그 사이트 올블로그(대표 박영욱)에 이제 재야로 떠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아쉬워하는 글이 게시돼 화제다. 올블로그 추천 게시물 순위 4위에 오른 이 글(soyoyoo.com)은 노대통령이 지난 24일 고별 간담회 때 밝힌 소회로 시작한다. ‘요즘 나는 내가 두렵다.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애써 외면하려 하는 내가 두렵다 …(중략)…’ 이어 이 블로거는 노 대통령의 역사에 대한 신념은 존중하지만 어려워진 경제상황 역시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떠나가는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은 글 곳곳에 묻어있다. ‘과연 노무현의 감당했던 자리를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 누가 기득권 세력과 맞서 역사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나설 수 있을까?’라고. 이 블로거는 미국이 지난 8년간 세계와 역사에 죄를 지으며 절망에 빠졌다가 오바마라는 인물을 찾았듯 노 전 대통령의 역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역설한다.

바로 블로거가 되어 1인미디어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달라는 것.

“노무현 대통령님, 블로거가 되십시오. 당신께는 참으로 미안하지만 지금은 당신을 그렇게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새로운 희망이 나타날 때까지 당신은 불을 밝히셔야 합니다. 강이 바다로 흘러갈 때까지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은것 같습니다”라고.

한편 블로거는 트랙백을 통해 이 글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길 바라지 않는다며 소견을 밝혔다.

[정진욱, 노대통령이여 블로거가 되라, 전자신문]

이 짧은 기사에서 정진욱 기자는 몇 차례 어이없는 그렇지만 의도적인 왜곡을 자행한다. 우선, 내가 썼던 그 글은 올블로그 추천게시물 목록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올블로그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인기있는 글도 아니었다. 기자가 어떻게 내가 쓴 글을 접했는지는 모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아쉬워하는 글이 게시돼 화제다”라는 문장은 그냥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음 부분인데, 기자는 내가 “노 대통령의 역사에 대한 신념은 존중하지만, 어려워진 경제상황 역시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단다. 나는 그 글에서 경제상황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내가 절망과 무관심이란 말로 글을 시작해서 기자가 오해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이메가라는 자가 대통령으로 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나의 심적 상황을 표현한 것 뿐이지, 경제상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기자는 경제상황을 언급함으로써 노무현 지지자인 나를 이용하여 노무현과 나를 동시에 교묘하게 조롱하고 있다. 노무현의 지지자가 그의 역사 의식은 인정하지만, 경제 실정을 비판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기자는 기사의 말미에 내가 트랙백을 통해 “이 글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길 바라지 않는다”며 얘기했다고 한다. 내 블로그에 내가 트랙백을 보낸다구? 어디에 내가 내 글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했단 말인가?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치적인 글을 써 놓고 정치적으로 해석되길 바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구. 정치적인 글을 정치적으로 읽혀야 한다. 그리고 올바르게 해석되어야 한다.

도대체 정진욱 기자는 왜 내 글을 기사화했을까? 이런 짧은 기사 속에 내 글에 대한 인용 부분과 두어 군데 왜곡된 부분을 제외하면 도대체 정진욱 기자가 쓴 것은 무엇일까? 내 블로그의 글을 가지고 기사를 썼으면서 왜 그 흔한 댓글이나 트랙백 하나 안 남겼을까? 전혀 사실이 아닌 두어 문장이 들어가면서 내가 쓴 글의 의미는 반감되어 버리고 나는 조롱당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우리나라 기자들 참 기사 쉽게 쓴다. 블로그 글 하나 놓고, 자기 내키는대로 왜곡해서 말이다. 물론, 확인을 하지 않는 것도 기본이고. 나도 이런 식이라면 하루에 수십 개라도 쓰겠다. 소돔과 고모라에 제대로 된 의인 한사람이 없었듯이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기자와 언론이 없다. 이런 나라에서 이메가가 대통령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말 한심하고도 슬픈 일 아닌가.

14 thoughts on “기자들은 어떻게 기사를 왜곡하는가

  1. 정말 기자들의 컨텐츠 자기생산능력에 한심함을 매일 봅니다.
    저역시 몇몇 기자와 기사에 관한 논쟁을 메일로 전화로 해본 경험이 있어 깊이 공감하구요.
    그냥 넘어가시기 보다는 해당 언론사에 전화하셔서 데스크와 통화를 하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무능한 기자는 그때그때 지적을 받아야 다시는 같은 짓을 하지 않습니다.

    다른 이야기로,
    이번 대선 때 2,000여명이 웹에 올린 글로 법정에 섰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정치관련 글을 작성하는 것에 그야말로 5공시절의 자기검열이 준수되어야 하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참 무서운 일입니다.

  2. 기자는 한국에서 멍청하고 파렴치하고 일관성 없고 맞춤법 잘 모르고 저작권 잘 모르고 반면에 권력에 빌붙기 좋아하고 고집세고 거들먹거리기 좋아하고 정치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택하는 직업이죠. ㅋㅋ

  3. 메이저라고 별다를꺼 없습니다. 조중동은 아에 없던 사실까지 만들어 소설을 쓰죠.

    요즘 기자가 막가는게 아니라 예전에는 기사를 일반인이 검증하고 그걸 알릴 수 없었는데 요즘은 인터넷때문에 그게 하나씩 밝혀진다고나 할까요?

    전에 교양과목 가르치던 인문학교수가 한말이 생각나네요.
    “진짜 기자가 되고싶으면 항상 가슴에 사표를 가지고 다니면서 딱 2년만 기자생활해라.”
    밥벌이로 기자를 하려면 현실에 꺽여야 한다는거죠.

  4. 기자자질이 의심스럽군요. 따지시지그랬나요?정말 저런 한심한 기자들때문에..
    신문이 신문답지 않고 …
    미국좋아하는 정부는 왜FTA때 농산물 , 광우병 제외하고..대신 기자들이나 수입했음 좋겠네요.

    1. 따지자면, “알겠습니다”라는 답을 하죠.. 말을 듣긴 했으나 됐다. 난 이해 안하련다 라는 의미고… 내 쓴거 잘못된 부분 없다는 의미죠. 답답.. 그리고 이후부터 기사가 더 이상해지더이다.

  5. 국어 실력을 테스트해서 기자를 뽑아야 하는데, 영어 수험서만 들입다 파다 온 자들을 기자로 채용하는데서 오는 병폐가 아닐까 싶네요. 엠바고의 정의도 모르는 놈들이 기자라고 모여서 이동관이가 ‘알겠습니까’ 하니 ‘예’ 하고 우렁차게 화답하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6. 원문을 읽어 보았습니다.
    기사중의 정치적 해석 운운하는 트랙백의 진실은 이것 같습니다.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Says:

    February 24th, 2008 at 10:22 pm
    노무현닷컴 블로그를 기대하며…

    * 이 글은 절대 정치적인 글이 아니니 괜한 딴지 걸러 오시지 말아주세요. 조만간 노무현 대통령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 정권이 변하지만, 그만은 어떤 경우든 역사는 절대 역류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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