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을 부탁합니다

유시민을 부탁합니다

박정희가 만들어 놓은 지역감정이라는 덫에 온 정치권과 국민들이 허우적거릴 때, 돈키호테처럼 지역감정과 맞서겠다고 나타난 이가 있었습니다. 누구인지는 다들 아시겠지요? 그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는 종로의 탄탄한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부산의 유권자들은 김대중 당으로 출마한 그를 외면했고, 그 외면은 역설적으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한때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근원지 역할을 했던 경상도 지역은 이제 한나라당의 텃밭이 된지 너무 오래되었습니다.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그리고 이번에 중앙정부까지 모두 한나라당의 인물들로 들어차 버렸습니다. 이런 것을 전문 용어로 일당독재라고 합니다.

지난 20여년간 한나라당의 일당독재가 부산과 대구 그리고 경상도에 어떤 혜택을 되돌려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경상도는 경제적으로도 퇴락하고 있습니다. 사실 경상도 뿐만 아니고, 수도권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지역이 퇴락하고 있지요. 그래도 경상도 사람들의 한나라당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따지기도 난감하고 민망할 정도로 경상도의 패권주의적 지역감정은 참으로 견고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를 고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 하는데도,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오히려 지역감정에 기대거나 조장하고 다니기 일쑤입니다. 그들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지요.

그 와중에서 부산은 노무현을 배출했고, 대구는 유시민을 길러냈습니다. 참으로 역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견고한 동토의 땅에서 노무현과 유시민 같은 걸출한 정치인들이 나왔다는 것. 그래서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나 신은 공평하다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고 봉하마을로 내려가서 마을 주민들에게 인사를 할 때, 비가 오는 와중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유시민을 단상으로 올렸습니다. 말은 그렇게하지 않았지만, 노무현은 유시민을 자신의 정치 후계자로 지목한 것이지요. 저한테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그 유시민이 이번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합니다. 그도 노무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지역구를 버리고, 고난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한나라당이라면 고이즈미 일본 총리도 당선”된다는 그 땅에서 유시민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정말 힘든 일이겠지만, 유시민이 이번에 당선이 된다면 그는 다음에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노무현과 유시민은 개성이 다른 정치인들이지만, 드물게 단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머리가 좋고, 능력이 있으며, 염치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대구 수성을 유권자들에게 부탁합니다. 여러분들이 유시민에게 투표하든, 하지 않든 그것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하지만 이미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지난 대선보다도 사실은 더 중요한 선거가 지금 대구 수성을에서 치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유시민이 당선된다면, 대구는 지역감정의 덫에서 일거에 해방될 수 있습니다. 이런 기회는 평생 한번 올까 말까한 그런 소중한 기회입니다. 유시민으로 하여금 여러분의 명예와 자랑이 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저는 사실 대구에 사시는 여러분들이 부럽습니다. 유시민과 같은 정치인을 민의의 대표로 만들어 국회에 보낼 수 있는 그런 특권을 가진 여러분들이 부럽습니다.

유시민을 정중하게 부탁합니다.

16 thoughts on “유시민을 부탁합니다

  1. 대구시민으로서 참 기분이 나쁘네요. 광주에서도 민주당이면 김정일이라도 당선이 되지 않을까요? 주호영을 찍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판단을 해서 찍을 수도 있는 것이죠. 모든 것을 지역 감정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좀 너무하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유시민이 주성영 의원이 나온 지역구라도 나오면 가능성이라도 있지 왜 하필이면 수성을에 출마했을까요? 어찌되었건 soyoyoo님 같은 분들로부터 대구시민들은 또 욕만 먹겠네요. 한나라당만 찍는 지역감정의 볼모라고 말이죠.

  2. 작금의 상황을 지역감정을 기준으로 판단하지않으면 설명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글 쓰신 분이 맞는 말 하신 것 같습니다. 글구 김정일이 한나라당으로 나와도 유세없이 대구에서 우습게 당선될겝니다.

  3. http://www.soyoyoo.com/

    경상도 사람으로서, 정치적인 면을 볼 때, 경상도가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경상도는 지방자치지가 시작된 이래로 하나의 당이 모든 요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해서 생략을 하겠지만, 지금의 대구 경북의 경제는 최악입니다. 다른 곳은 성장을 하고 있지만, 대구 경북은 퇴보를 하고 있죠. 감시와 견제가 없는 조직은 퇴보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박정희와 전두환을 거치면서 전라도 사람들 특히, 광주 사람들은 결코 한나라당을 지지할 수 없게 됩니다. 대구에서 한나라당을 찍는 이유와 광주에서 민주당을 찍는 이유는 원인부터가 다릅니다. 과연, 경상도 사람들이 인물을 보고 찍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몫을 맹목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찍는 것인지 의문이 드네요.

  4. 지역감정을 극복할 수 있는 선거문화 내지는 풍토가 자리잡히길 바라지만 선거를 통한 ‘정치인’ 유시민에 대한 평가도 겸하는 것이므로 나중에 결과를 가지고 ‘지역감정때문에’라고 말하기엔 너무 단순하지 않은 문제 같습니다.
    ‘정치평론가’ 유시민에 대한 호의적인 시각에서 ‘정치인’ 유시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뀐 사람도 주변에서 보았거든요.

  5. 그러니까 광주에서 95%가 나오는 것은 문제가 없고 대구에서 한나라당이 65%가 나오는 것은 그렇게도 지역감정이고 문제가 있는 것입니까? 호남이나 아니 다른 지역에서는 정말 인물을 보고 찍던가요? 왜 이렇게 대구경북만 색안경을 끼고 판단하시는지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막말로 말해 정치인 유시민이 기존의 국회의원 주호영보다 더 지역구를 위해 잘 할 수 있다라는 근거를 대야지 막연하게 지역감정 운운하는 것이 정말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나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광주에서도 김정일 고이즈미가 민주당 후보로 나오면 유세없이 당선됩니다. 충남에서 김정일 고이즈미가 이회창당 후보로 나와도 유세없이 당선됩니다. 제발 좀 대구만 걸고 욕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6. 저도 대구에서 제발 다른 당 후보가 당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도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하더라도 (지지난 총선에서 충청지역도 한나라당이 거의 싹쓸이를 했죠) 괜찮은데 왜 이렇게 대구만 가지고 욕을 하는지 그게 저는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록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제가 수성을 주민이라면 저는 이런 욕 먹는 것이 짜증이 나서라도, soyoyoo님 말씀대로라도, 유시민 찍을 겁니다. 그 만큼 대구를 마치 지역주의의 본보기로 비난하는 것이 참기 힘듭니다.

  7. 광주시민이 한 말씀 올립니다
    광주 역시 지역감정(?)이 심하다고는 보는데요
    광주는 무조건 민주당이라기 보다는 한나라당만 아니면 된다는 정서가 강한것 같습니다
    아직 5.18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것이 크게 작용하는것 같은데요
    실제로 주변에는 가족이 돌아가시거나 실종되서 생사도 알 수 없는 분
    끝까지 시민군으로 싸우다가 안타깝게도 장애를 갖게 되신 분 등
    저 역시 아직 분노가 마음 속에 남아 있거든요

  8. 대구든 부산이든 광주든.. 참 답답합니다. 연세드신분들이 좀.. 이런말 뭐하지만 투표 안하셨음 하는 생각.. 자식들 미래를 망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무뇌투표.. 특히 경상도가 심각한건 사실이죠 말이야 바른말이지 전라도 자꾸 욕하시는데.. 저는 전라도 사람 주변에 한명도 없습니다만, 경상도가 더 싫더군요.. 어디서 그런 자신감들이 나오시는지 궁금합니다. 완전 아무이유 없습니다. 무조건 한나라. 이런저런 대화좀 나눠보려고 하면 바로 침튀기면서 욕나오고.. 왜 그래요?

  9.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젊은이에게 대구의 이미지는 좋지 않은쪽으로 어느 정도 굳어졌습니다. 이런 이미지는 언젠가 깨지겠요. 수많은 유시민같은 정치인과 시민들의 희생에 의해서요. 하지만 수십년 내로 바뀔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후 대구 출신들이 받을 불이익입니다. 저만 해도 그쪽 출신들을 직원으로 뽑기전에 색안경을 끼고 있는 현실이니..

  10. 광주는 한나라당만 아니면 되지만 대구는 한나라당만 된다는 게 그 차이죠. 광주에서는 지역감정이 아니라 부모,형제,친척,친구,이웃,자식 죽인 원수이기에 한나라당이 될 수가 없지만 대구에서 한나라당은 지역감정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죠.

  11. 제 글 때문에 대구시민께서 화가 나셨다면, 좀 미안하군요. 이번 총선에서 저의 유일한 관심은 유시민입니다. 그가 당선될 것인가, 아니 그가 떨어지더라도 어느 정도 선전할 수 있을까. 그의 선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보고자 글을 썼는데 정작 대구시민께서는 기분이 안 좋으신가 봅니다. 제 역량이 그것 밖에는 안됩니다.

    하지만 경상도의 패권적 지역감정과 광주의 몰표를 대등하게 비교하지는 마십시오. 그것은 아닙니다. 광주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8할을 이룩한 도시입니다. 광주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낸 도시입니다. 김정일이 아무리 김대중 당으로 광주에 출마하더라도 당선될 수 없는 그런 곳입니다.

    당신의 아버지나 아들이 전두환의 총칼에 죽었다면, 당신도 한나라당이 없어질 때까지 그들에게는 투표할 수 없을 겁니다. 광주의 상처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대구와 경상도의 지역감정은 광주의 몰표로 합리화될 수는 없습니다.

  12.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유시민이 선전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런데 유시민을 뽑아 달라고 하는 이유가 지역감정 극복이라는 이유말고는 없을까요? 결국 그것도 어떻게 보면 역-지역감정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마 펄쩍뒤겠지만 노무현이 경남 특정 지역에서 몰표 나오고, 김대중이 역시 전남 일부에서 몰표 나오고, 정동영이 전북 일부에서 몰표 나오는 거나 한나라당이 대구에서 몰표 나오는 거나 저는 아무리 봐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네, 압니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5공 세력이 잔존해있다는 걸. 그러나 상당수의 국회의원, 단적으로 이명박과 이재오부터 5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세력이 아닙니까. 암튼 글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아쉬운 건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유시민을 부탁해달라가 아니라 대구수성을을 더 책임질 수 있는 일꾼이 유시민이라는 논리가 나와야하지 않을까요?

    지나가다// 하하. 그럼 저는 대구사람인 걸 감추고 다녀야겠네요. 이거 마치 전라도 사람들이 욕 먹은 것을 이제 대구사람이 당하는 건가요? 자기 스스로 색안경을 낀다는 말씀을 하시고선 지역감정 운운하는 것 보니 너무나 큰 모순이 느껴집니다.

    그냥 두렵습니다. 유시민이 떨어지고 나면 소요유님은 또 얼마나 대구 시민을 병신으로 볼지… 휴…

  13. 대구시민 님 / 유시민을 뽑아달라는 이유가 단순히 지역감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제 판단으로 유시민은 현역 국회의원 중 가장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을 지역의 일꾼으로 뽑는다면, 대구는 지난 세월의 쇠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유시민의 그런 능력을 가리고 있는 것이 오로지 한나라당이어야 한다는 대구의 정치적 편견이기 때문입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대구가 만약 유시민을 뽑는다면 많이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유시민의 선거 구호가 괜찮아 보입니다. “유시민을 국회로, 주호영을 내각으로” 이런 정도라면 대구의 자존심을 건들지 않으면서, 큰 거부감 없이 유시민에게 투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한나라당이어야 한다면, 정당 투표는 한나라당으로 하면 되겠지요.

    제가 유시민이 떨어졌다고 해서 대구시민들을 병신으로 볼 거라는 말씀은 과한 표현입니다. 그럴리도 없거니와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일개 블로거가 뭘 어쩌겠습니까? 그냥 안타까울 뿐이지요. 아주 좋은 기회인데 말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14. 대구시민님. 이명박 이재오가 5공과 상관이 없다뇨. 모든 한나라당원과 그 지지자들도 다 상관이 있습니다. 5공, 군부독재 등과 절연하고 싶다면요. 그 반민주적인 과거에 대한 분명한 선언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옹호하며 과거 군부독재 시절은 다시는 돌이켜서는 안될 끔찍한 시간이었다. 이런 식으로요. 어디 그러던가요? 전두환 공원 얘기가 바로 엊그제 얘기였고요. 아직도 광주항쟁을 빨갱이 난동으로 보는 사람이 한나라당 지지자들중 다수 아닌가요?

    한나라당으로부터 과거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이 나오지 않는한 아무리 자기들과 군부독재 세력과는 관련이 없다고 외쳐도 그 순수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지요.

    영남인과 한나라당을 비난하려는 게 아닙니다. 털고 가시라는 거죠. 도대체 뭐가 어렵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옹호하며 과거 군부독재 시절은 있어서는 안되는 시간이었다” 이 한마디 하는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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