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

내 책상 컴퓨터 자판 옆에 있는 조그마한 책 한 권. 불교 초기 경전 중의 하나인 법구경이다. 일을 하다가 좀 시간이 나면 무심코 들춰 보면서 한 구절씩 읽곤 하는데, 그때마다 잔잔한 감동을 얻는다. 법구경의 ‘더러움’ 편에 있는 구절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얼굴이 두터워 수치를 모르고
뻔뻔스럽고 어리석고 무모하고
마음이 때묻은 사람에게
인생은 살아가기 쉽다

수치를 알고 항상 깨끗함을 생각하고
집착을 떠나 조심성이 많고
진리를 보고 조촐히 지내는 사람에게
인생은 살아가기 힘들다

<법구경, 244-245>

부끄러움을 모르고 뻔뻔하게 살면, 삶은 참 쉬워진다. 서너 달 사이 대한민국은 참 쉽게 사는 사람들의 천국이 되어버렸다. 견디기 힘들다. 이 조그마한 땅에 무슨 업보가 그렇게 많은 것일까? 반만년 동안 아니 해방 이후만 보더라도 이 동쪽의 조그마한 땅은 참 편안하게 지낸 적이 없는 것 같다. 늘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이 날뛰는 세상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사람이 이 척박하고 황폐했던 나라의 제 16대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기적이었다. 그를 추억하면서 견딜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누가 그를 잇겠다고 나설 것인가? 그가 우리의 희망이 될 것이다.

내 아이들에게는 어떤 삶을 보여 줄 것인가. 어떤 삶을 살라고 말할 것인가. 쉽고 살라고? 힘들게 살라고?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라고 말해 주고 싶다. 그것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인 것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에게 앞으로의 몇년은 참으로 고단한 시간이 될 것이다. 고단하고 힘들더라도 그것이 삶을 제대로 살아내는 것이다.

6 thoughts on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

  1. Pingback: 일체유심조
  2. 어찌보면 우린 노무현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가질 자격이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APT값 올려준다고 찍어주는 국민들이라니…

  3.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인용하신 법구경의 말씀이 너무 마음에 와닿네요. 예전에 불교에 관심이 생겨서 사서 볼까 하다가 말았는데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

  4. 전 이 모든 시스템들이 의문스럽습니다. 한때는 시스템속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구요… 뻔뻔스럽기엔 너무나 평범하고, 부끄럼 많은 존재이기에..이렇게 평범하게 사는 것도 좋은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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