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위로, 감동 그리고 대통령

공감, 위로, 감동 그리고 대통령

“[…] 철 없었을 때는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때로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빠와 엄마는 지금도 참 행복하게 살아 계셨을 텐데. 하지만 한번도 당신을 보지 못한 이제 당신보다 더 큰 아이가 되고나서 비로소 당신을 이렇게 부를 수 있게 됐습니다. 아버지! 당신이 제게 사랑이었음을, 당신을 비롯한 37년 전의 모든 아버지들이 우리가 행복하게 걸어갈 내일의 밝은 길을 열어주셨음을. 사랑합니다, 아버지.”

딸이 태어난 날, 아버지는 딸을 보기 위해 병원을 가다 계엄군의 총탄에 쓰러졌다. 딸은 아버지의 얼굴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1980년 5월 18일, 광주.

37년이 지난 후, 그날의 아버지보다 더 나이 먹은 딸은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아버지를 부르며 흐느낀다. 사랑한다고. 편지를 읽던 딸도 울고, 수화통역사도 울고, 기념식장에 참석한 이들도 울고, TV를 보던 시청자들도 울고, 대통령도 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용히 다가가 그 흐느끼던 딸을 따뜻하게 안아 주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었다. 공감이 위로가 되고, 위로가 감동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그는 대통령이 아니라 다시 돌아온 아버지였다. 깊은 슬픔이 깊은 위안으로 승화되었다. 편지를 읽은 그 딸뿐만 아니라, 그 광경을 지켜본 모든 이들이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

문재인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그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이던 성경륭은 그를 “침착한 노무현”이라고 했지만, 오늘 그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노무현”이었다.

15년 전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이 나라는 다시 한 번 로또를 맞았다. 노무현의 소중함을 몰랐던 국민들이 이제는 알 것이다. 노무현의 뒤를 잇는 문재인이 얼마나 귀한 사람인가를.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라니, 하늘이 이 나라를 버리지는 않은 게다.

2 thoughts on “공감, 위로, 감동 그리고 대통령

  1. 요유형 ㅠ 지난 열흘이 한달보름 일년이 느낄 새 없이 지나간 듯 황홀한 나날이었습니다..
    10년간 눈감았던 포털사이트 뉴스 보기가 즐거웠고, 오늘은 정부가 또 무슨 일을
    할까 기대와 부푼 호기심으로 달콤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오늘 재인이형님… 광주와 5.18…. 단 하나의 목숨으로 우리를 지켜주신 518영령들…
    육감으로 통각으로 온몸으로 그 영혼들을 위로한 대통령님..
    그만 울어버렸습니다 ㅠㅠ

    1. 명진스님 말씀대로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놓고 국민들을 더 울려 버리는 문재인 대통령님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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