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오르가즘을 준 대통령
“삼팔선을 베고 죽더라도 민족의 분단을 막겠다”고 하며 김구 선생은 걸어서 삼팔선은 넘었다. 그리고 60여년이 지난 후 노무현 대통령은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그래 60년만의 일이다.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분단의 고통과 아픔, 그 회한의 세월을 뒤로 하고, 60년만에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대통령 노무현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지난 60년간 우리 민족을 옥죄왔고, 남으로 북으로 민족을 갈라 놓았던 그 선은 그렇게 끊어졌다.
대통령이 그 선 위에 발을 올리는 순간 나는 부들부들 떨었다. 전율했다. 그것은 단순한 감동이 아니었다. 눈물이라도 왈칵 쏟을 것 같은, 목이 메어서 무어라 얘기할 수도 없는, 표현할 수도 형언할 수도 없는 감격. 그래 그것은 오르가즘이었다.
대통령은 겸손했고, 당당했고, 거칠 것이 없었다. 그의 말대로 하자면 “전혀 꿀릴 것이 없었다”. 그리고 사려 깊었다.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 때도 그랬고, 아리랑 공연을 볼 때도 그러했다.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한반도를 주목했고, 때마침 6자 회담도 타결되었다. 노무현이 부여잡고 끝까지 놓지 않았던 두 가지의 무기 “원칙”과 “상식”은 남북통일과 민족번영의 길을 닦으므로 더욱 빛이 났다. 남북정상회담은 21세기 우리나라가 낳은 위대한 지도자 노무현 시대의 절정이라 일컬을 만했다.
3일 간의 회담을 끝내고 남과 북의 정상들은 남북관계발전 평화번영선언 8개항을 내놓았다. 그 선언문을 읽고 또 읽었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목이 메였다. 북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나도 이 정도인데, 북에 가족을 두고온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 것인가. 종전선언이 추진되며,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고,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경의선 화물 열차 운행이 시작될 것이고, 백두산과 서울간 직항로도 개설될 것이다. 60여년간 끊어졌던 한반도의 핏줄들이 하나 둘씩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더우기 남과 북의 정상들은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했다 한다.
새로운 세기에 접어들어 대한민국의 국운이 융성해진다라는 예측은 빈 말이 아니었다. 나라의 경제는 정부 수립 이후 어느 때 보다도 탄탄해졌고, 남북관계는 어느 때보다 더 유연해졌다. 나는 이것이 노무현 대통령 “탓”이라 감히 단언한다. 그리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우리 국민들이 당연히 누려야할 행복이라 말하고 싶다.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감동을 주는 지도자, 나 같은 지지자에게는 오르가즘까지 주는 대통령, 노무현.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한 지난 4년 8개월이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했다. 숱한 고난과 질시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그리고 꿋꿋히 이겨 나간 대통령, 그리하여 마침내 한반도 번영의 물꼬를 튼 대통령. 그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4개월 후면 그의 시대는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그는 지난 5여년간 대통령으로 봉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해냈다. 우리가 그보다 더 훌륭하고 더 위대한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맞을 수 있을까? 답은 부정적이다. 적어도 당분간 노무현 같은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맞기는 정말 어려워 보인다. 지난 5년간 우리는 세계 최고의 대통령을 누렸으므로 더 이상 회한은 없다. 노무현이 이룩한 철학과 정책이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지길 기도한다.
대통령님, 지난 3일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통령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편안하게 돌아오십시오.
마지막으로 역사적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전문을 발췌한다. 이런 역사적인 선언은 블로그에 간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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