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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Thoughts

노무현 대통령의 오해 혹은 결벽증

노무현 대통령의 오해 혹은 결벽증

염치라는 것이 있다. 체면을 차릴 줄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것, 그것을 우리는 염치라고 한다.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누어 보면, 하나는 염치가 있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염치가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주류 계층은 대부분 염치를 잘 모르는 족속들이었다. 그 뿌리가 멀게는 친일파들이었고, 가까이는 군부독재에 줄이 닿았던 자들에게 염치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염치없는 일일 수 있다. 우리 현대사의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그러했고, 언론인들이 그러했고, 지식인들이 그러했다. 그들의 염치없음에 민중들은 수십년간 당혹스럽게 살아왔다. 염치있는 사람들이 염치없는 사람들을 이기기라는 것은 쉽지 않다. 역사를 길게 보면 사필귀정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염치없는 자들을 당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노무현은 우리 현대사에서 아주 드물게 볼 수 있었던 염치있는 정치인이다. 물론 노무현 이전에도 몇몇 염치있는 정치인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염치없는 족속들의 손에 도태되었다. 김구가 그러했고, 여운형이 그러했고, 장준하가 그러했다. 노무현이 보석과 같이 빛나는 이유는 “원칙”과 “상식” 이 두 가지만을 붙잡고 염치없는 족속들을 하나씩 둘씩 물리치고, 마침내 승리하는 역사를 보여줬다는데 있다. 이것은 우리 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이다.

노무현과 맞서고자 했던 주류 세력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굴복했다. 물론 노무현은 그들과 맞서면서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겪었지만 끝내는 승리하고야 말았다. 그것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노무현을 정치 9단이라고 했지만, 그가 보여준 것은 너무나 단순했다.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것, 신의를 지키는 것, 인간에 대해 애정을 갖는 것, 정직하게 사는 것, 이런 것들이었다. 초등학교만 다녀도 우리가 쉽게 알고 배울수 있는 것들이었다. 노무현이 지도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단순한 원칙을 굳건히 밀고 나갈 수 있는 용기와 명철한 판단력 덕분이었다. 머리 좋은 사람이 용기까지 갖추기 쉽지 않기 마련이지만, 노무현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드물게 염치를 아는 정치인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를 만나 예의 결벽증을 드러냈다.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내가 (지지자들에게) 제일 미안한 게 그 점입니다. 나하고 친하다는 이유로, 또 옛날에 나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지금 여러분이 이 자리 저 자리에서 구박받고 있는 것이, 또 대통령인 내가 구박당하는 것을 보고 마음 상해할 것이고, 그 점이 제일 힘듭니다. 아주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나 때문에 힘들었지요? 노무현 지지자여서 구박받는 게 제일 미안”, 오마이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나같은 지지자에게 얼마나 많은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었는데, 왜 이런 말을 하실까? 우리가 그를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가 알고 있을까? 우리가 그를 얼마나 고마워하고 있는지 그는 알고 있을까? 우리가 그를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하고 있는지 그가 진정으로 알고 있을까? 진정으로 안다면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을텐데.

사람은 누구나 실수가 있고 결점이 있다.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가 정말 훌륭하게 대통령직을 수행했지만 그도 몇 가지 전술적 실수를 저질렀다. 그 중 하나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의 같은 것이다. 대통령은 “나의 자만심이 만들어낸 오류”라고 얘기했지만, 나는 그당시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나라당의 구성원은 대부분 우리 현대사의 주류 특권계층이었지만 그들은 사실 상식이나 말이 통하는 집단이 아니다. 그런 점을 대통령은 간과한 것 뿐이다. 이라크 파병 같은 경우는 이것과는 조금 다르다. 자연인 노무현이었다면 당연히 파병을 원치 않았을 것이었겠지만, 대통령은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할 경우가 있다. 물론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부분이었지만, 내가 대통령이었다 해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FTA 부분도 비슷하다.

몇 가지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내가 지금껏 노무현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이유는 그의 따뜻한 시선과 염치를 너무나 잘 아는 그 마음 때문이다. 때로는 결벽이라고 느낄 정도로 그는 겸손하고 부끄러워 할 줄 안다. 그런 지도자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것, 그것도 새천년의 시작과 더불어 정말 어려운 시기에 노무현과 같은 지도자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 국민의 복이다. 지금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노무현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것이 얼마나 쉽고 신나는 일인지 안해 본 사람은 잘 모른다. 아마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보다 백만배 이상 자랑스러운 일이고 정동영을 지지하는 것보다 50만배 이상 가슴뿌듯한 일이다.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준 대통령에게 감사한다.

진정한 노무현 지지자는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마음 상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누가 뭐래도 우리의, 아니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대통령입니다. 당신에게 사랑과 존경을 보냅니다.

종이 신문을 많이 읽으면 공부를 잘한다?

종이 신문을 많이 읽으면 공부를 잘한다?

종이 신문을 많이 읽으면 공부를 잘 한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최영재 한림대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도한 이 기사는 우리나라 신문과 연구자들이 어떻게 대중을 우롱하고 호도하는지를 그리고 어떻게 장사해 먹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 하겠다. 기사는 “평소에 신문을 열심히 읽는 대학생은 사회지식도 많고 공부도 잘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다음과 같이 최영재 교수의 말을 인용한다.

논문에서는 “연구 결과 종이신문 읽기는 지식 습득과 민주주의 의식 향상 효과가 동시에 나타났다”면서 “종이 신문은 인터넷 등 어떤 뉴미디어 매체로도 채워질 수 없는 문화적 자산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문 읽기 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팀이 서울·대구·강원·전북의 대학생 1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종이신문을 하루 평균 30분 이상 읽는 중(重)이용자는 16%, 6~29분 읽는 경(輕)이용자는 22%, 5분 이하 읽는 비(非)이용자는 6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지난 2년간 평균 학점을 비교하면 4.5점 만점에 중 이용자 3.69점, 경이용자 3.57점, 비이용자 3.55점 순이었다.

[“신문 많이 읽는 대학생, 학점도 높아”, 조선일보]

이 연구는 학생들의 종이 신문 읽는 시간과 학점의 연관성을 분석한 것인데, 연구자인 최 교수팀은 두 변수의 상관관계(correlation)을 분석해 놓고, 해석은 인과관계(causation)으로 해 버리는  아주 기가 막힌 우를 범하고 있다. 이것은 종이 신문을 많이 읽으면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아니고,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의 특징 중 한 가지가 신문을 상대적으로 많이 읽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전체 논문을 읽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의 과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연구의 결론은 잘못내려진 것이다.

상관관계 분석은 두 변수가 어떠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고, 인과관계 분석은 두 변수의 연관성이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최영재 교수팀의 논리대로라면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으면 성적이 좋다” 또는 “머리를 단정하게 깍으면 공부를 잘한다”라는 논리도 가능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아침을 거르지 않는다는 것과 머리가 단정한 것은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특징일 뿐이다.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최영재 교수팀은 종이 신문이 인터넷등 어떠한 매체로도 채울수 없는 문화적 자산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 대목에 이르면 이 논문의 연구비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대강 짐작할 만하다. 종이 신문에 나오는 모든 기사들을 인터넷으로 다 볼수 있는데 종이 신문에 무슨 문화적 가치가 있을까? 지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광고 말고 무엇이 더 있는가.

최 교수팀에 딱 한 가지 동의하는 것은 종이 신문을 읽으면 민주의식이 고양된다고 한 부분이다. 조중동 같은 반민주, 반민족, 반통일 신문들을 보면 세상을 저렇게 살아서는 안되겠구나하는 타산지석의 교훈은 얻을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결론은 이렇다. 종이 신문은 되도록 보지 말자. 쓰레기 신문들이 하루에도 천만 부 이상 발행되니 그 얼마나 종이 낭비가 심각할 것인가. 하루에도 웬만한 숲이 하나씩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종이 신문들에 실리는 기사는 종이 그 자체보다도 가치가 없으니 종이를 아끼는 차원에서 종이 신문을 읽지 말자. 대신 필요하면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도록 하자.

조중동 같은 종이 신문을 많이 읽으면 사람이 이상해지게 된다. 정상적인 사고가 쉽지 않게 된다. 종이를 아끼는 차원에서도 종이 신문을 보면 안된다.

이명박, 김영삼의 경지를 넘어서다

이명박, 김영삼의 경지를 넘어서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영어 사교육비를 반으로 줄이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영어교육의 개혁을 가장 강조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나 국사 등 일부 과목을 영어로 강의를 하면 어학연수를 안 가도 영어에서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원어강좌를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이 후보는 이를 위해 영어를 완벽하게 잘하는 한국인을 계약직으로 교사로 고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초등교서 원어수업… 사교육비 半으로”, 문화일보]

그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생들은 영어로 국어나 국사를 배우는 매우 기네스북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 같다. 그가 개념이 별로 없는 사람임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무개념이 이 정도 수준인지는 내 상상력으로도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졌다.

나는 이명박 후보의 이 말에서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건강은 빌릴 수 없다”며 날마다 조깅을 하던 김영삼 옹이 떠올랐다. 그래 영삼 옹은 무던히도 건강을 챙겼다. 그리고 나라는 IMF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명박 후보의 무개념이 이미 영삼 옹의 경지를 넘어선 것 같다. 차라리 대통령 출마보다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면 많은 국민들에게 어이없는 웃음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명박 씨는 정말 교육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영어를 완벽하게 잘하는 한국인을 국어 교사로 채용하면 우리나라 교육 환경이 정말 나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3불 정책을 무력화시키면서 사교육비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올 수 있는지 나는 그의 뇌구조가 몹시 궁금하다. 세계적인 건설사 CEO를 그렇게 오래하고, 서울시장까지 지낸 그의 영어 실력도 역시 궁금하다.

자기 나라 국어를 다른 나라 언어로 배우는 곳은 전 세계, 아니 전 우주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다. 행복할까?

막장 한국 언론, 막장까지도 넘어서다

막장 한국 언론, 막장까지도 넘어서다

한국의 보수 언론(다른 말로는 수구찌라시)들에게 북한의 김정일은 어떤 사람이었던가. 상종할 수 없는 철천지 원수요, 악의 화신이 아니었던가. 주석궁으로 탱크를 몰고 들어가 없애버려야 할 그런 인간이 아니었던가. 아마 오사마 빈 라덴보다도 한 십만배쯤 더 나쁜 인간 말종이 아니었던가.

그런 김정일이 노무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언론들을 조롱했다. “기자가 아니라 작가인 것 같다”라고. 그러면서 김정일은 기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왜? “니들은 찌라시니까” 말은 그렇게 안했지만 그런 비웃음이 깔려 있었다.

자신들이 인간 말종이라 여기던 김정일한테까지 조롱받는 한국의 보수 언론들 (대표주자는 조중동문이렷다). 이제 올 때까지 왔다. 여기가 막장이다. 기자가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지어낸다고 소리를 들었다면 그건 얘기 끝난 것 아닌가. 그것도 김정일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왔으니 더 이상 할 말도 없을 것 같다.

김정일의 조롱을 받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한국의 언론들은 남북정상들이 내놓은 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역사적인 남북정상 선언 폄훼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 신문들이 내놓은 기사들의 제목들을 훑어 보자.

[중앙일보] 상봉 확대, 동포애 강조 … 새로운 게 없다
[동아일보] “납북자 문제 거론조차 안하다니…”
[동아일보] ‘내정 불간섭’ 인권문제 눈감는 셈
[조선일보] 북핵→ 6자회담으로 떠넘겨
[동아일보] 정상들 ‘수시 만남’… 선언적 문구 그칠 가능성
[MBC] ‘NLL 문제’ 논란
[연합뉴스] <10.4선언> “공동선언 내용 막연“<WSJ>

어떡해서든지 남북정상회담의 결실을 훼손해 보겠다는 그들의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가? 어떡해서든지 선언에 명시된 내용이 실천되지 않길 바라는 그들의 희망이 엿보이지 않는가? 한겨레만이 “예상 뛰어넘는 진전”…‘남북 공동번영’ 가속페달이라며 정상회담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어제밤 노무현 대통령은 입술이 부르튼채로 대국민 보고회를 가졌다. 입술이 부르트면서까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불철주야 일을 하고 온 대통령에게 단 한마디 감사와 위로는 하지 않고, 선언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물어뜯기 바쁜 한국 언론들.

막장에 다다른 한국 언론이 막장을 뛰어 넘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쓰레기들을 봐줘야 한단 말인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는 이땅의 쓰레기 막장 언론들이다.

노무현, 오르가즘을 준 대통령

노무현, 오르가즘을 준 대통령

“삼팔선을 베고 죽더라도 민족의 분단을 막겠다”고 하며 김구 선생은 걸어서 삼팔선은 넘었다. 그리고 60여년이 지난 후 노무현 대통령은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그래 60년만의 일이다.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분단의 고통과 아픔, 그 회한의 세월을 뒤로 하고, 60년만에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대통령 노무현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지난 60년간 우리 민족을 옥죄왔고, 남으로 북으로 민족을 갈라 놓았던 그 선은 그렇게 끊어졌다.

대통령이 그 선 위에 발을 올리는 순간 나는 부들부들 떨었다. 전율했다. 그것은 단순한 감동이 아니었다. 눈물이라도 왈칵 쏟을 것 같은, 목이 메어서 무어라 얘기할 수도 없는, 표현할 수도 형언할 수도 없는 감격. 그래 그것은 오르가즘이었다.

대통령은 겸손했고, 당당했고, 거칠 것이 없었다. 그의 말대로 하자면 “전혀 꿀릴 것이 없었다”. 그리고 사려 깊었다.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 때도 그랬고, 아리랑 공연을 볼 때도 그러했다.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한반도를 주목했고, 때마침 6자 회담도 타결되었다. 노무현이 부여잡고 끝까지 놓지 않았던 두 가지의 무기 “원칙”과 “상식”은 남북통일과 민족번영의 길을 닦으므로 더욱 빛이 났다. 남북정상회담은 21세기 우리나라가 낳은 위대한 지도자 노무현 시대의 절정이라 일컬을 만했다.

3일 간의 회담을 끝내고 남과 북의 정상들은 남북관계발전 평화번영선언 8개항을 내놓았다. 그 선언문을 읽고 또 읽었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목이 메였다. 북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나도 이 정도인데, 북에 가족을 두고온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 것인가. 종전선언이 추진되며,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고,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경의선 화물 열차 운행이 시작될 것이고, 백두산과 서울간 직항로도 개설될 것이다. 60여년간 끊어졌던 한반도의 핏줄들이 하나 둘씩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더우기 남과 북의 정상들은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했다 한다.

새로운 세기에 접어들어 대한민국의 국운이 융성해진다라는 예측은 빈 말이 아니었다. 나라의 경제는 정부 수립 이후 어느 때 보다도 탄탄해졌고, 남북관계는 어느 때보다 더 유연해졌다. 나는 이것이 노무현 대통령 “탓”이라 감히 단언한다. 그리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우리 국민들이 당연히 누려야할 행복이라 말하고 싶다.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감동을 주는 지도자, 나 같은 지지자에게는 오르가즘까지 주는 대통령, 노무현.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한 지난 4년 8개월이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했다. 숱한 고난과 질시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그리고 꿋꿋히 이겨 나간 대통령, 그리하여 마침내 한반도 번영의 물꼬를 튼 대통령. 그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4개월 후면 그의 시대는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그는 지난 5여년간 대통령으로 봉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해냈다. 우리가 그보다 더 훌륭하고 더 위대한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맞을 수 있을까? 답은 부정적이다. 적어도 당분간 노무현 같은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맞기는 정말 어려워 보인다. 지난 5년간 우리는 세계 최고의 대통령을 누렸으므로 더 이상 회한은 없다. 노무현이 이룩한 철학과 정책이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지길 기도한다.

대통령님, 지난 3일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통령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편안하게 돌아오십시오.

마지막으로 역사적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전문을 발췌한다. 이런 역사적인 선언은 블로그에 간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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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이제 와서 망했다구?

유시민, 이제 와서 망했다구?

유시민 당신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한 번 잘해보기로 했잖아. 희망이 돼 준다고 했잖아. 내 돈까지 받고 이제 와서 망했다구? 내 돈 받고 대통령 안 된 사람 없다고 동네방네 떠벌이고 다녔는데, 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구?

나도 얼마나 고민했는지 알아? 당신을 얼마나 아껴두고 싶었는 줄 아냐구? 정말 어렵게 결정해서 당신을 한 번 밀어보려 했는데, 시작하자마자 이게 뭐냐구? 어떻게 정치한다는 사람이 이렇게 망가지면서 나를 즐겁게 해줄 수 있냐구? 당신이 만든 동영상, 정말 재미있었어. 당신은 노무현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 되어 버린 거지. 오죽했으면 칠순이 내일 모레인 우리 아버지마저도 “유시민이 똑똑하더라, 저런 사람이 대통령 한 번 해야 하는데” 하셨겠냐구.

좋아. 이번에는 이해찬으로 가 보자구. 물론 내가 보기에 당신이 본선에 나가면 이명박 따위는 게임도 안 돼.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이번에는 이해찬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다음에는 유시민 당신이 꼭 한 번 해 줘야 되겠어. 그러면 대한민국 정통성은 김대중으로 시작해서 노무현, 이해찬, 유시민으로 대를 잇는 거지. 개혁 세력 20년 집권이면 저 지긋지긋한 언론도, 한나라당도 사라지지 않겠어?

당신이 만든 동영상을 보면서, 당신이 대통령이 되면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을까 생각해 봤어. 많은 국민들이 행복해 할 것 같아. 그런 느낌이 드네. 당신이 이해찬 후보의 선대위원장이니 이번 선거도 믿어. 이해찬이 김대중, 노무현을 대통령 만들었듯이, 이번에는 당신이 이해찬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줘. 그리고 다음에 당신이 출마할 때 나도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돕겠어. 약속할 수 있냐구? 아니, 난 약속같은 건 잘 안해. 하지만 그때 우리는 “캠프가 대박났어요” 같은 동영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이해찬이 광주에서 이기면 이해찬이 대통령이 될 것 같아. 광주는 그런 곳이야.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힘이 있어. 그리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줄 수 있는 곳이지. 광주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듯 이해찬을 대통령으로 만들거야. 정동영이나 손학규 같은 껍데기들이 명함을 내밀 곳은 아니지.

난 이해찬, 유시민의 능력을 믿어, 단심을 믿어. 그리고 광주를 믿어. 우리들은 해낼 거야. 결국에는 정의가 승리하는 법이거든. 노무현 지지자들은 결국 이해찬, 유시민 지지자가 될 수 밖에 없어.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위하여, 이해찬, 유시민, 아자!!!!

이명박 대통령의 나라, 행복할까

이명박 대통령의 나라, 행복할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얼마나 좋아질까? 우리 국민은 얼마나 더 행복해질 것인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울컥해지지 않나. 눈물이 나오려고 그러네.

우선 고위 공직자들은 “위장전입”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 그런 따위는 아예 거론되지도 않을 뿐더러 혹 야당이 장관 청문회 때 들고나온다 해도 “누가 감히 내 초본을 떼어 본다 말야”하고 버럭 소리지르면 그만 아냐? 아니면 그냥 구속시켜 버리든지.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 더 이상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명박이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로 떼돈을 벌어도 세금 한 푼 안내고 살 수 있겠지. 국세청이 세무조사 한다고 하면, “하늘이 두 쪽 나도 내 땅 아니”라고 하면 되거든. 종부세? 그런 건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돼.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자마자 폐지시키실테니. 땅값은 꽤 오르겠지? 주가는 조금 떨어질 거야, 아마. 그래도 땅값 오르는 게 어디야, 안 그래?

우리나라 강이란 강들은 모두 청계천처럼 아름답게 변하게 될 거야. 시멘트 발라서 아주 곱고 매끈하게. 물론 물은 펌프로 퍼 돌려야 되겠지. 가끔 쥐들도 나올 것이고. 자랑스런 운하가 될 거야. 세계 여러나라에서 견학도 오겠지?

기업하시는 사장님들은 더 이상 노조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구. 그럼 경제 성장이 엄청나겠지? 노조원들은 빨갱이로 몰아서 집어 넣으면 되지 않겠어? 정말 잘 사는 나라가 될 지도 모르겠네 그려. 하지만 차떼기는 조금 해 주셔야겠지요 사장님들, 흐흐흐. 좋은 게 좋은 거니깐. 아 참, 의료보험료는 한 2만원 정도만 내면 될껄? 그러면 거의 민노당이 얘기하는 무상 의료 수준 아닌가? 지상 천국이 따로없군 그래.

비서실장 이재오, 총리 강재섭, 국정원장 정형근, 여성부 장관 전여옥, 국방부 장관 김용갑 등 정말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화려한 진용이군 그래. 나라를 정말로 책임져 주실 분들, 믿습니까? 아멘.

서울은 더 이상 대한민국 땅이 아닐 수도 있어. 이명박 대통령께서 이미 봉헌을 해 버리셨으니까 이제부터는 천국 소속이 되겠지. 저 통 큰 배짱. 정말 너무 멋지지 않니? 물론 대한민국 수도가 이전도 되지 않을테니 서울시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그 분은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서울을 지키실 겁니다.

군대 얘기 나왔으니 말인데, 그렇게 크게 걱정 안 해도 돼. 특히 폐가 아프신 분들은 군대다녀온 걸로 해 주실 수도 있으니까. 물론, 폐가 아파도 술은 밤 새워서 드셔야 될 지도 모르지.

뭐, 사학법이나 삼불정책도 없어질테니 사학 운영하시는 분들, 더 이상 걱정하지 마세요. 마음껏 해 드시면 됩니다. 그리고 돈 있는 분들 애들 과외 팍팍 시키세요. 본고사 생기면 과외하는 애들이 좋은 대학 갑니다. 아니면 그냥 기부금 조금 내고 가는 게 편할지도 모르겠네요.

샘물교회는 아프간 선교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아마 이명박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후원해 줄 지도 모르잖아요. 그 분은 정말 믿음이 좋으신 분이니까.

심신이 피로한 아저씨들, 마사지 받으러 가세요. 물론 아무나 고르면 안 돼지. 얼굴 예쁜 애들은 손이 너무 타서 안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충고를 받아주셔야지. 아시다시피 이건 발마사지 얘기야. 아니 “골고루 기회를 주자는 뜻”이라니까.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신문들 하고는 서로 뒹굴며 가는 사이니까 싸울 일도 없을 거구. 가끔 밥이나 같이 먹으면서, 술이나 마시면서 태평성대가 되겠네 그려. 이래서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니까.

그리고 친북좌파 세력은 박멸이야, 알겠어? 평화 공존 웃기고 있네. 지금 저 빨갱이들은 핵을 만들고 있다구, 이제 퍼주기는 그만이야. 여차하면 한판 붙는 거지. 그러다 IMF 한 번 더 맞으면? 뭐가 걱정인데 국민들 보고 금 모으라고 하면 돼. 그 훌륭한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드셨다구. 안 그래?

정말 소름끼치는 나라가 될 것 같은 예감. 한 2%의 국민들은 행복하겠지, 노무현 씹어돌리면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나라, 정말 행복하시겠는가?

유시민을 향해 쏘다

유시민을 향해 쏘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유일하게 후원한 정치인은 노무현이다. 5년 전 그 때는 돈도 못벌 때였고, 머나 먼 외국에서 힘겹게 생활하던 그런 때였다. 노무현의 주말 경선 드라마는 내가 일주일을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해 주었다. 시차 때문에 밤잠을 설쳐가면서 인터넷 중계를 통해 그의 사자후를 들었다. 그의 목소리가 태평양을 건너 나의 심장을 때렸다.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는가. 당장 비행기를 타고 달려가고 싶을 정도였으니. 없는 살림이었지만 그리고 몇 푼 안되는 거였지만 그에게 몇 달을 후원하기로 아내와 같이 마음먹었다.

노무현은 그 힘든 고난을 뚫고 기어이 우리의 꿈을 이루고야 말았다. 우리들의 희망이 그를 통해 발현되는 순간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얼마나 자랑스러웠던가. 척박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세계 정치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나는 단 한 순간도 그 때 나의 선택을 후회한 적이 없었다. 대통령은 나의 기대대로 지난 5년간 최선을 다했고, 그에 대한 나의 투자는 수백배, 수천배로 되돌아왔다.

5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아직도 우리가 가고자 했던 길을 다 가지 못했다. 노무현과 함께 가고자 했던 그 길에서 우리를 이끌 새로운 길잡이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나는 유시민을 선택했고, 그가 12월에 대통령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오늘 첫 기념으로 그에게 후원금을 쐈다. 내 돈 받고 대통령 안된 사람 없었다. 우리들의 자발적 후원금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 복돈이자 실탄이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결국 유시민을 중심으로 모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세계 정치사의 두 번째 기적을 만들어 낼 것이다.

처음이 어려운 것이지 사실 두 번째는 그리 힘들지 않다. 지금 상대는 지난 번 상대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후지지 않은가. 물론 거의 전체 언론이 그에게 줄을 섰기 때문에 쉬운 싸움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일당백의 자발적 지지자와 후원자들이 있지 않은가. 우리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듯이 유시민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는 저 썩어 빠진 그리고 특권에 미쳐버린 언론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훌륭하지 않은가. 그러므로 우리는 강하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는 유시민과 함께 간다.

유시민을 아껴두고 싶었다

유시민을 아껴두고 싶었다

솔직히 이번 대선에서 유시민을 아껴두고 싶었다. 유시민처럼 젊고 유능하고 그리고 단심이 있는 정치인은 헌법 개정을 통해 한 8년 정도 국민의 공복으로 그리고 우리의 지도자로 부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이해찬 카드로 막을 수 있길 바랬다.

이성을 잃고 미쳐 돌아가는 언론들 때문에 상황이 정말 녹녹치 않다. 전직 청와대 고위 관료의 연애 사건을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몰고 가는 이 미친 언론들에 대해 정말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아무리 미운 참여정부라지만 어떻게 사람들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이 연애 사건 (정말 연애 사건인지도 아직 확실치 않지만) 의 최대 피해자이자 유일하게 정죄할 수 있는 변씨의 부인 입장에서 단 한 번이라도 생각을 해 봤다면 언론들이 이렇게까지 미쳐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 신정아가 아무리 학력을 속였다 해도 어떻게 누드 사진까지 게재할 수 있단 말인가. 사생활 침해도 이런 사생활 침해가 있을까. 그들에게 사람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가로이 이해찬도 좋고, 한명숙도 좋다라고 얘기하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 지금 우리에게는 Fighter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도 가장 강력한 Fighter가 필요한 시점이 되어 버렸다.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90%의 언론이 미쳐 돌아가는 것을. 이제 이 분위기를 확 뒤집을 수 있는 내공이 있는 사람이 나서야 될 시점이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이 미쳐 날뛰는 언론들을 제대로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여 나는 이번 대선에서 유시민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능력으로 따지면 이해찬만한 이가 없고, 온화한 포용력으로 따지면 한명숙을 따라갈 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이 상황을 확실히 돌파할 수 있는 용기와 불의에 분노할 줄 아는 그 단심이다. 유시민이 이번 주말 울산에서 시작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5년 전 노무현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듯이 그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시민의 눈빛을 본 적이 있는가. 때로는 분노에 이글거리고 때로는 환희에 감격해 하는 단 한 번도 광채를 잃지 않는 그 형형한 눈빛. 그런 눈을 가진 사람이라면 할 만하다. 저 쓰레기 언론들을 개혁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언론들을 청소하지 않고는 이제 우리나라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 경제 문제, 남북 문제, 교육 문제, 정치 문제 등등 모든 분야에서 단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가고 싶다면 이 언론의 탈을 쓴 쓰레기들을 청소해야 한다.

정말 이번에는 아껴두고 싶었지만, 할 수 없다. 세상이 당신을 필요로 하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노무현이 시작한 개혁의 역사를 유시민이 이어갈 것이다. 김대중이 시작한 남북화해를 유시민이 평화정착으로 통일의 기틀을 다질 것이다. 어디 이명박 따위가 비교나 된단 말인가.

5년전 노무현이 단 한 장의 필승 카드였듯이, 지금의 필승카드는 유시민이다. 그가 새로운 역사를 써 낼 것이다.

법원의 창의력에 경의를 표하며

법원의 창의력에 경의를 표하며

오래된 얘기지만, 아버지는 내가 판검사가 되길 원하셨다. 그 시대 분들의 공통된 염원이기도 했지만, 아들들이 공부 꽤나 하는 것 같으면 법대를 졸업하고 고시를 봐서 판검사가 되길 바라신 분들이 많았다. 그것이 그 시절 신분 상승과 출세의 지름길이기도 했으니까. 나는 아버지의 그런 바람을 거슬렀다. 사회 물정을 모르던 어린 나로서는 다른 사람들의 행위를 판단하여 잘잘못을 가린다는 것은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면에서 결벽증이 있었다. 더구다나 그 많은 법조문들을 외우고, 그 법으로 다른 이들의 행위를 재단하는 것이 재미없게 보였으며, 고리타분해 보였다.

하지만 어린 시절 법조인에 대한 나의 이런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뒤늦게나마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법조인들은 절대 고리타분하지도 않고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똘똘 뭉친 집단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내가 느낀 충격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이 보여준 상상력과 창의력이 우리 사회 특권층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만 발휘된다는 사실이 참담할 뿐이었다.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든지 “사회의 정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라든지 하는 퀘퀘묵은 언명들이 쓰레기통에 쳐박힌지는 너무나 오래되었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라는 명판결은 모든 성공한 범죄를 처벌할 수 없게 만들 정도로 법치주의를 유린했지만 그들은 희희낙낙할 뿐이었다. “서울은 경국대전에 수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수도를 옮길려면 헌법을 고쳐야 한다”고 판결한 그들의 입가에는 엷은 미소만 있을 뿐이었다. 수백억의 회사돈을 횡령하고 회사에 수천억의 손실을 입혀 유죄가 선고되었지만 나라의 경제를 생각해서 사회봉사 명령을 내리는 그들의 애국심이 눈물겨울 뿐이었다.

법원이 재벌의 “유전무죄”를 위해 발휘한 창의력에 대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법원을 빠져나오면서 웃음을 지었다. 우리나라에서 감히 재벌을 처벌하려 하다니, 재벌은 법 위에 군림하고 있는데 말이야, 안 그래?

나 같은 일반인들은 탈세나 배임, 횡령 같은 경제 범죄를 더욱 확실하게 처벌해야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상식적인 생각을 하지만, 우리의 자랑스런 판사님들은 나라의 경제를 위해서 재벌 그룹 회장들의 그런 범죄는 눈감아 주거나 눈감아 줄 수 없을 때는 강연이나 신문 기고 같은 엄청난 사회 봉사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신다. 이 얼마나 감동적인 상상력인가.

(물론 될 수도 없었겠지만) 내가 법조인의 길을 택하지 않은 건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다. 저렇게 소설가를 능가하는 창의력으로 법을 만들고 유린하는 그들과 같은 법조인이 되었다면 너무나 부끄러워 낯을 들고 다닐 수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나는 상상력이라면 아예 젬병이 아니든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대한민국의 판검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유전무죄”의 깃발 아래 최고의 상상력을 발휘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