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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드센스의 허와 실

구글 애드센스의 허와 실

구글 애드센스를 이용한지 3년이 되었다. 처음 몇 달 간은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에 매혹되었었고, 실제로 한 달에 얼마간의 돈이 들어온다는 사실에 흥분했었다. 소규모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실제로 제법 도움이 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구글에서 부정클릭에 대한 경고메일을 받고, 애드센스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우선 구글과의 관계가 일방적이라는 것은 치명적이다. 실제로 광고 노출의 댓가로 왜 그만큼의 돈을 받아야 하는지 게시자는 알 길이 없다. 부정클릭 때문에 일방적으로 계정이 폐쇄되는 상황에서는 이용자들은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다. 이것은 쌍방 간의 계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드센스 이용자들은 일종의 수혜자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 금액은 전적으로 구글이 정한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수입 추이를 따져보니, 편차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반면에 나의 웹사이트 페이지 노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클릭률은 어느 정도 일정한데 비해 광고 수입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구글이 클릭당 광고 단가를 점차 낮추고 있다는 얘기다. 구글도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 기업이다보니 광고 시장이 위축되면 당연히 광고 단가를 낮출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애드센스 이용자들은 철저히 배제된다.

구글 애드센스 수입 추이
3년간 구글 애드센스 수입 추이
웹사이트 페이지 노출 추이
3년간 웹사이트 페이지 노출 추이

다른 광고 프로그램들을 이용해보지 않아서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그들의 정책이 구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면, 전업 블로거들이 이러한 수입만을 전적으로 의존하기는 어렵다. 한달에 수천에서 수만 불씩 벌 수 있다는 일부 극소수 블로거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일반 블로거들은 이런 광고 프로그램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블로거들이 자기 블로그에 광고를 싣는 것은 본인 자유겠지만, 블로그의 가치를 “자유”에 두고 있는 나같은 경우는 블로그에 광고를 올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돈도 되지 않을 뿐더러, 무언가에 종속된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것이 “돈”이라고 했을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든 것은 블로그가 너무 지저분해 보인다는 것이다.

Code is Poetry

Code is Poetry

같은 일을 하는데도 뭔가 다른 사람이나 조직들이 있다. 그들을 다르게 만드는 가장 큰 첨가물은 아마 “자부심”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 자부심은 그들의 실력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당당해질 수 있다.

애플의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는 스티브 잡스 같은 이는 참으로 당당하다. (그가 올해 나오지 못한 것으로 봐서 그의 병세가 많이 악화된 모양이다.) 구글 같은 기업도 자부심이 대단하다. 때로는 거만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실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이런 당당한 태도를 느낄 수 없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말이다.)

워드프레스 개발자들의 슬로건에서 그들 또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다.

Code is Poetry.

그들은 스스로를 단순한 프로그래머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코드는 “시어”이고 그들은 그 시를 쓰는 “시인”이 된다. 이 정도의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는 이들은 정말 행복할 것이다.

작년 12월에 워드프레스 2.7 “Coltrane”이 나왔는데, 이제서야 업그레이드를 했다. 게으른 나에게 주는 뒤늦은 새해 선물이라고나 할까. 워드프레스 2.7이 선보이는 새로운 관리 화면과 인터페이스가 참으로 유려하다. 그들은 정말 시인이 되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그들이 재즈 음악가 이름을 버전 이름으로 붙이는 것도 품위있어 보인다.

이번 버전에서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기능은 한 번 클릭으로 자동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것이다. 그동안 워드프레스를 업그레이드하려면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데스크탑 소프트웨어 같이 한 번 클릭으로 자동 업그레이드가 된다니 참 편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이런 자부심이 충만한 개발자 그룹이 있을까? 이공계가 천시되고, IT업계가 3D 취급당하는 나라를 어떻게 IT강국이라 부를 수 있을까?

우리나라 IT 개발자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올까?

구글이 다른 이유

구글이 다른 이유

구글 크롬은 나온지 며칠되지 않은 새내기 웹 브라우저지만, 이미 나의 주요 브라우저로 자리잡아 버렸다. 구글 크롬은 확실히 “구글이 만들면 다르다”는 인식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녀석이었다. 빠르고, 가볍고, 단순하고, 그리고 표준을 지키면서 오픈소스로 나온 이 녀석 앞에 나는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크롬이 나오기 전, 나는 FireFox를 주로 사용했다. FireFox도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브라우저 중 하나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IE에 비하면 정말 우수한 브라우저다. Opera나 Safari도 FireFox에 뒤지지 않지만, 그 확장성에 있어서는 FireFox를 따를 수 없었다. 구글 크롬은 가장 어린 녀석이지만 뭔가 다른 내공이 담겨져 있다. 속도, 안정성, 보안 어느 측면 하나 뒤지지 않으면서 단순한 것이 정말 마음에 든다. 아직 확장성에 대해서 구글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가장 인기있는 브라우저가 될 것 같은 싹수가 보인다.

구글 크롬을 사용하면서, 구글이라는 기업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이들이 최고의 IT 기업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물론 그들이 최고의 기술과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들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요한 것을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더군다나 그들은 엄청난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이 때문에 그들이 오만해 보이기도 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들은 최고다.

구글은 참으로 영리하다. 그들은 사용자의 이익과 자신들의 이익을 일치시킨다. 사용자가 느끼는 가치가 높아질수록 구글의 가치가 높아짐을 그들은 알고 있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오픈한다. 이것은 OS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성을 쌓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우리나라 포탈 시장의 일등업체 네이버와는 확연히 다른 전략이다. 구글이 이런 오픈된 영리한 전략으로 가는 한, 나는 계속 구글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것 같다.

이미 몇 년전 부터 나온 이야기이지만, 구글은 OS 시장을 넘볼지도 모른다. 그것이 리눅스 기반의 새로운 제품이 될지, 아니면 패러다임을 달리 하는 웹기반 OS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크롬을 내놓은 것처럼 그런 깜짝쇼를 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손아귀에서 사용자들을 구해 줄 수 있는 해방군은 구글이 될 것임이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

병주고 약주는 구글

병주고 약주는 구글

2월말에 구글로부터 부정클릭에 대한 경고 메일을 받고 기분이 몹시 상했었다. 돈 몇푼 받겠다고 이 짓 하나 싶어 당장 애드센스 코드를 긁어 내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그런 일이 있은 후 3월 수입을 결산해 보니 전 달보다 두배나 많은 돈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46, 총 $1400 이 넘는 돈이 구글로부터 들어왔다. 경고 한 방에 수입 두 배라… 나쁘지는 않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부정클릭이 줄어들면 수입이 올라가는 구조로 되어있지 않나 짐작해 본다. 구글이 부정클릭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경고를 받고 내가 한 일을 살펴보면, 첫째 AdLogger 를 설치하여 광고 클릭을 모니터하고, 부정클릭을 발생시키는 주소를 차단했다. 둘째 제로보드 (내가 운영하는 사이트는 제로보드로 되어 있다) 에 자동스팸 등록 방지 장치를 해서 로봇이 함부로 스팸을 올릴 수 없도록 했다.

이 두 가지 이외에 바뀐 것은 없다. 사이트 트래픽도 예전과 변함 없고, 광고 클릭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구글이 나의 노력을 가상히 여긴 것일까. 하긴 극도로 귀찮을 것을 싫어하는 내가 그 정도 노력을 했으니 상받아도 마땅하다.

구글로부터 받는 돈이 $5000 정도되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 둘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언제 또 경고를 받고, 이유도 알지 못한 채 퇴출될지도 모르는데, 구글에 얹혀 살 수만은 없다.

아무튼 애드센스 수입만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과장만은 아닌 것 같다.

구글에서 온 경고

구글에서 온 경고

올 것이 왔다. 구글 애드센스 이용 17개월만에 드디어 부정클릭에 대한 경고 메일을 받았다.

It has come to our attention that invalid clicks have been generated on the Google ads on your site(s). In the future, we may adjust your payment for any days during which invalid clicks occurred in order to properly credit advertisers for any invalid activity.

부정클릭이 발생했다는 말과 앞으로 그와 관련된 돈을 조정하겠다는 얘기인데, 말투가 비위를 거스른다. 나는 왜 부정클릭이 발생했는지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구글에서 보내 온 메일에는 부정클릭의 원인에 대해서 단 한 줄 언급이 없었다. 메일의 마지막 문구는 경고가 아닌 협박 같이 들렸다.

If we find your account to be in violation again, action may be taken against your account and payment may be withheld.

한 번 더 이런 일이 일어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이다. 나는 아무 짓도 한 일이 없는데, 이런 식의 말을 듣는다는 것이 기분을 상하게 한다. 좋다. 구글 입장에서야 부정클릭 문제가 심각하니 그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그랬다 손치더라도 좀 더 상세한 원인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AdLogger를 설치했다. 귀찮은 일이지만 광고 클릭을 모니터해야 할 것 같았다. 자존심 상했지만, 구글 애드센스에서 나오는 비용으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니 참아야 했다. 그리고 누가 이런 짓을 하는지도 알고 싶었다.

몇몇 IP 에서 거의 백 회 가까운 클릭들이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나고 있었다. 나에게 도움을 주려고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해를 주려고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정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IP 들을 막았다. 그 IP 에서는 구글 광고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류의 부정클릭은 사실 내 책임이라 하기 어렵다. 일종의 공격이라 판단되는 이런 행위에 구글에서 협박성 경고 메일까지 받은 나도 피해자가 아닐까.

무엇에 종속된다는 것은 참 두려운 일이다. 그것도 돈을 매개로 얽매인다는 것 만큼 비참한 것이 있을까. 구글의 경고 메일은 그것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 주었다.

마침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 약관을 시정하라는 조치를 내려 주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시장에서 약자를 도와줄 수 있는 정부, 그것이 정부 존재의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