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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국정원

합리적 의심

합리적 의심

월간중앙은 12월호에서 국정원 외곽단체 ‘양우공제회’에 대한 특종 기사를 싣는다. 이 기사에 따르면, 양우공제회는 국정원 현직 직원들이 운영하는 영리사업 단체로, 골프장 운영, 항공기와 선박 펀드 투자 등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세월호의 실제 주인이 국정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1) 선박의 화장실 휴지에서부터 직원 휴가까지 80여 가지 사항을 지적하는 국정원 지시 사항, (2) 세월호는 사고 시 가장 먼저 국정원에 보고하게 되어 있고, 실제로 국정원에 가장 먼저 보고했다는 것, 그리고 (3) 수천억의 자산을 굴리며 과거 선박 투자까지 했던 양우공제회의 존재를 들었다.

해수부와 해경은 단 한 차례도 정확한 세월호의 항적도를 발표하지 않았다. 유가족과 한 다큐멘타리 감독의 노력으로 조금씩 세월호의 항적이 밝혀지자 그때마다 조금씩 수정된 항적도를 내놓는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김지영 감독의 <커튼 뒤의 사람들>을 보면 세월호의 항적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알 수 있다. 새롭게 재구성된 세월호 레이더 항적을 보면, 세월호는 침몰 직전 지그재그 운행을 하며 심하게 흔들렸으며, 아주 빠른 속도로 변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커튼 뒤에 사람들은 (1) 원하는 선박의 블랙박스를 요구하여 받아낼 수 있고, (2) 언론이 의심하지 않고 그들의 주장을 방송해주고, (3) 언론플레이를 기획하는 노력한 심리전 기술을 가지고 있고, (4) 심리전 실무능력은 실수가 많고 웃기며, (5) 정체불명의 허수아비 데이터를 공식화시킬 수 있고, (6) 관제 영상의 누락 구간과 분신술 현상을 만들어내는 힘을 가졌고, (7) 검찰 수사를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

세월호 침몰 후 선장과 항해사, 기관사 등 선박직 선원들은 제일 먼저 해경에 의해 구조되었다. 선장은 해경이 제공하는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지냈으며, 선장이 머문 아파트 CCTV 영상은 삭제되었다. 배에서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단 한 사람도 구조되지 않았다. 이종인 대표가 가져온 다이빙벨은 허가되지 않았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몇몇 국회의원들은 세월호를 단순한 해상 교통사고라고 단정했다. 단순 해상 교통사고인데, 아직까지도 정부는 정확한 레이더 항적도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단순한 교통사고인데, 새누리당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된 세월호 특별법을 끝까지 반대했다.

과연 세월호 침몰은 단순한 해상 교통사고일까?

유일한 사람, 권은희

유일한 사람, 권은희

이명박 정권 시절에는 한반도 대운하(4대강 사업)에 대해 용기있게 공개적으로 반대를 한 서울대 이준구 교수와 양심선언을 한 건기연의 김이태 연구원이 있었다. 판사의 기소청탁과 관련해 양심선언을 한 박은정 검사도 있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축소 은폐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에서 권은희 수사과장의 용기있는 증언이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권은희 과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라는 질문에

“(경찰의 수사권 독립) 전에 제가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 말은 박은정 검사의 “제가 이렇게 저항하는 이유는 사람이고 싶어서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사람의 탈을 쓰고 있다 하더라도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청문회장 많은 증인들 중 권은희 과장이 빛난 이유는 그가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