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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민주당

탄핵의 추억 혹은 완성

탄핵의 추억 혹은 완성

박근혜 탄핵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의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다. 국민들은 촛불을 무기로 최고 권력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촛불 혁명은 반만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반도에서 일어난 최초의 성공적인 민중혁명이다. 이러한 집단 경험을 통해 국민들의 정치의식은 급격히 성장했다. 국민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공화국의 주인임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세 번의 큰 선거가 있었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율 77%로 행정부 권력이 교체되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율 60%로 대구경북을 제외한 지방정부 권력이 교체되었다. 2020년 총선에서 투표율 66%로 의회 권력이 바뀌었다. 지난 세 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투표율이 이전보다 뚜렷이 높아진 것이다. 국민들은 투표를 하면 무언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말았다. 이것은 국민을 개, 돼지로 취급하는 이 나라 지배세력들에게는 치명적인 소식이었다.

21대 총선 결과, 민주당은 180석의 의석을 얻었다. 개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숫자다. 의회 권력이 바뀌었다고 해서 탄핵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이 땅의 지배세력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견고하다. 언론과 검찰이 개혁되어야 하고 사법부를 쇄신해야 한다. 재벌개혁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런 개혁을 통해 탄핵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만이 민주주의를 성숙시킬 수 있다. 해방 후 75년 만에 비로소 우리는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얻었다. 노무현이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이, 바로 그 노무현의 시대가 문재인을 통해 서서히 실현되고 있다. 노무현의 시대에 노무현이 없다는 사실만이 가슴 아플 뿐이다.

심상정과 선거법

심상정과 선거법

정의당의 주도로 바뀐 준연동형 선거법의 수혜자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동형 선거제는 국민의 지지율과 정당 의석수의 차이를 줄이자고 시작된 것이다. 작년에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다가 신속법안처리안건으로 채택되어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하면서 원래 법안의 취지는 모두 사라졌다.

정의당 대표 심상정은 “대한민국 공당인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이런 정도의 참담한 꼼수를 부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거짓말이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조금만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은 다 경고했던 것이다. 다만 그는 정의당이 가져올 비례의석에 눈이 멀어 애써 못 본 척했을 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데도 그는 “꼼수에 꼼수로 대응할 수 없는 일”이라며 손사레를 친다. 심상정의 주도로 만든 선거제 개혁 법안이 오히려 반개혁적 결과를 가져올 법안이 되었는데도 한가하게 원칙만을 주장한다. 이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다 정의당을 찍어달라는 얘기다. 너무 어이없어 웃음만 나온다.

그의 말대로라면 심상정은 자유한국당을 너무 띄엄띄엄 본 것이다. 아니 과욕에 눈이 멀어 정교한 전략을 세우지 못했다. 게다가 무책임하기까지하다. 이런 정당이 어떻게 원내교섭단체가 될 것이며 수권정당을 노린단 말인가.

정의당은 지금이라도 참회하고 비례정당 창당 논의에 들어와야한다. 언제까지 초보 정치동아리처럼 앞뒤 분간 못하는 천둥벌거숭이 짓을 한단 말인가. 정의당과 심상정이 겨우 그 정도 수준이라면 차라리 당을 해체하고 정계은퇴를 하는 것이 낫다. 그런 판단력으로는 우리 정치에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한다.

자유한국당이 원내 1당이 되는 순간, 그간의 모든 개혁은 물거품이 된다. 정의당도 통진당처럼 강제 해산될 수도 있다. 그때도 “이런 참담한 꼼수를 부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할 것인가?

적폐를 청산하는 가장 쉬운 방법

적폐를 청산하는 가장 쉬운 방법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30년간 치뤄진 선거 중 가장 편안한 선거였다. 선거 결과가 나오길 지켜볼 필요도 없이 방송사 출구 조사만으로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지역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승리했다. 물론 민주당이 잘해서 얻은 결과는 아니다. 지난 1년 간 문재인 대통령의 헌신에 보낸 국민들의 지지와 믿음이 이루어낸 결과다.

문재인 정부의 제1호 공약이었던 적폐 청산은 사실 문재인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것처럼 국민들이 직접 하면 된다. 선거에서 적폐 세력(다른 말로 친일과 독재 부역 세력)들을 표로 심판하면 되는 것이다. 참 쉽다.

자유한국당은 TK자민련이 되었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곧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온갖 기회주의 세력들이 깨어있는 시민들의 응징에 추풍낙엽이 되었다. 이제 다음 총선에서 이들을 국회에서 쫓아내고 새롭고 정의로운 정치 지형을 완성하면 된다. 민주당이 진정한 보수 세력이 되고, 정의당을 비롯한 건전한 진보 세력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그런 모습 말이다.

국민들이 의회에서 적폐 세력을 몰아내면 개헌이 일사천리로 완성될 것이고 각종 개혁입법이 통과될 것이다. 공수처가 설치되어 검찰과 사법부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고, 재벌 개혁과 언론 개혁도 점차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민주 국가에서 선거는 권리이자 의무가 되어야 한다. 깨어있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만이 적폐를 청산하고 정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위대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런 나라를 가질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다음 총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적폐 세력의 숨통이 끊어지고 비로소 정의로운 민주 국가가 완성될 수 있는 선거가 될 것이다. 그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참 맑고 선한 기회주의자들

참 맑고 선한 기회주의자들

사람을 판단할 때 중요한 것 하나는 이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 궤적을 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사람의 말과 행동이 과연 일치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안철수는 기성 정치권 특히 민주당에 정치 쇄신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새로운 정치라는 것은 여전히 모호하다. 지금 있는 민주당 지도부를 바꾸라는 것인지, 아니면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라는 것인지 구체적이지 않다. 그는 이렇게 모호한 정치 쇄신을 단일화의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그가 어떤 정치 쇄신을 얘기하는지 알기도 어렵지만, 설령 그것을 이해했다 하더라도 민주당이 대선 전까지 과연 쇄신을 해낼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그는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우고 단일화를 말한 것이고, 그것은 곧 단일화에 별 관심이 없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연일 정치 쇄신을 요구하는 안철수가 어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송호창을 자신의 선거 캠프로 맞아들였다. 그러면서 이들이 했던 말들을 보면 개그콘서트보다 웃기다.

송호창 왈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낡은 정치세력에 맡기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안철수 왈 “참 맑고 선한 힘이 더해졌습니다.”

도대체 뭐하자는 씨추에이션인가? 촉망받던 초선의원 송호창은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공천해 준 정당을 낡은 정치세력이라 일컬으며 비수를 꽂았다. 그리고 본인은 제2의 김민새가 되고 말았다.

물론 송호창이 안철수를 지지할 수도 있고, 안철수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송호창이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철수 캠프로 옮기기 전에 국회의원직을 먼저 사퇴했어야 했다. 그것이 국민들에 대한 예의이고,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정치의 시작일 수 있다.

안철수는 민주당 사무총장이었던 박선숙과 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송호창을 빼내갔다. 그들이 민주당에 있으면 쇄신의 대상이고 낡은 정치 세력이지만,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철수를 지지하면 “참 맑고 선한” 사람들이 되는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결국 안철수 얘기하던 새로운 정치는 김민새 식 기회주의 정치였던 셈이다. 새로운 정치를 운운하려면 너희들의 기득권부터 버리는 것이 먼저 아닐까.

세상은 안철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식의 기회주의적 행태로는 정치 쇄신은 커녕 정권 교체도 이룰 수 없다. 안철수가 과연 정치 개혁은 고사하고, 정권 교체에 관심이나 있는지 그것조차 의문이다.

노무현 정신을 지키는 방법

노무현 정신을 지키는 방법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 농부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아주 귀하고 소중한 씨앗을 얻었습니다. 농부는 그 씨앗이 너무나 소중해 몇 백년이라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아니 대를 이어 가보로 남기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농부는 그 씨앗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그 씨앗은 서서히 마르기 시작했습니다. 씨앗은 생기를 잃었습니다. 씨앗은 너무나도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었지만, 생명을 잃은 씨앗은 더 이상 씨앗이라 불릴 수 없었습니다. 농부도 그 씨앗의 존재를 잊기 시작했습니다.

또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 농부도 세상에 둘도 없는 귀한 씨앗을 얻었습니다. 농부는 이듬 해 봄에 그 씨앗을 밭에 뿌렸습니다. 농부는 씨앗이 싹을 틔우도록 온갖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때론 날이 너무 가물었고, 때론 세찬 바람이 불었으며, 때론 억센 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농부는 너무 힘이 들어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씨앗이 죽지 않고 싹 틔우길 매일매일 기도했습니다. 드디어 씨앗은 온갖 어려움을 뚫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가을이 되자 그 씨앗은 수천 아니 수만의 씨앗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비록 처음의 그 씨앗은 땅 속에서 사라졌지만, 이제 그 씨앗과 똑같은 수천 수만의 씨앗을 얻게 되었습니다. 농부는 그 귀한 씨앗을 마을 사람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모두들 그 귀한 씨앗을 받고 기뻐했고, 새봄이 어서 오길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 씨앗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란 씨앗입니다.

현역 정치인 중에 유시민과 이정희 만큼 노무현을 닮은 정치인은 없습니다. 그 두 사람은 “노무현 정신”을 누구보다도 더 잘 꽃피울 사람들입니다. 나는 참여당 대표 유시민과 민노당 대표 이정희를 신뢰합니다. 이제 두 사람이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당원들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쉽지만은 않은 길이란 것을 압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노무현을 꼭 닮은 정치인들이 양당의 대표를 맡을 수 있는 기회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고, 많은 서운함이 있더라도 지금이 함께 할 기회입니다. 그 소중한 씨앗을 최소한 밭에 뿌려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유시민이 정리한 노무현 대통령 자서전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통추 활동을 접고 새정치국민회의 입당을 하는 대목에서 3김청산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원칙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전략적, 전술적 명제는 타협할 수 있다. 나는 ‘3김청산’이라는 것은 원칙이 아니라 타협할 수 있는 전략적 명제라고 보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DJP연합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념과 노선을 100% 순수하게 밀고가기는 어렵다. [중략] 정당에 대해서도 그렇다. 누가 주도하는지를 본다. 주도세력의 색깔이 그 정당의 색깔이다. 대통령 후보가 김대중 총재로 결정된 이상 주도세력 문제는 정리가 된 것이 아닐까? [중략] 주도세력의 성격과 철학이 뚜렷하면 된다.

유시민과 이정희가 주도하는 정당이라면 그 당이 참여당이든, 민노당이든,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든 크게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 두 사람이 주도하는 정당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 살아있는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예수가 기독교를 창시하지 않았듯이, 노무현은 참여당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노무현은 참여당원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당원이 주인이 되고 당원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정당의 당원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는 열린우리당이 해체되는 것에 대해 그렇게 서운해 했는지도 모릅니다.

손학규가 대표인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이 아닙니다.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내년 두 번의 선거에서 그 민주당과 어떻게든 연합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리고 “노무현 정신”을 실현해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 통합된 진보정당이 필요합니다. 진보정당들이 통합하면, 민주당이 지금처럼 쉽게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현재의 민주당은 유력한 대권주자가 없는 불임정당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유시민과 이정희가 함께 싹틔우고 꽃피울 통합되고 대중화된 진보 정당, 그 길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그 길이 “노무현 정신”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강고하고 올바른 길이라 믿습니다.

망자를 쉽게 욕보이는 방법 2

망자를 쉽게 욕보이는 방법 2

김민석(이라고 쓰고 김민새라고 읽는다)이라는 자가 있다. 이 자가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최고의원이란다. 이 자는 유시민이 경기도 지사에 출마한다고 선언하자 연일 “노무현 정신”을 운운하며 유시민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은 10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최종적 선택을 보고 말씀드리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면서도 “원래 경기도에서 국회의원 하다가 대구 가서 대구시장 한다고 했다가 서울 왔다가 또 경기도까지, 어디까지 갈지”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민주당의 한계를 지적하며 나온 국민참여당은 지도급 인사들을 영남에 전진배치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상당한 아쉬움을 갖고 있고, 그게 노무현 정신에 맞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유시민, 영남 출마가 노무현 정신에 맞지 않나?”, 프레시안>

아무리 인간 말종이라지만, 김민석이라는 자가 어떻게 “노무현 정신”을 입에 담을 수 있나?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다고 아무말이나 함부로 지껄여도 되나? 배신을 밥먹듯 하는 이런 자가 어떻게 제1야당이라는 민주당의 최고의원을 할 수 있으며, 지방선거기획본부장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과연 그러고도 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유시민이 정계에 발을 담근 이유가 바로 김민석 같은 자가 노무현 등에 칼을 꽂았기 때문이다. 2002년 후단협을 만들고 정몽준에게 날아간 자가 누구였던가? 그 단일화 과정에서 끝까지 훼방을 놓고 재를 뿌렸던 것이 누구였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구? 그러면 오마이뉴스의 유시민 인터뷰를 읽어보라.

유씨는 “국민후보로 뽑힌 노무현을 아무런 이유없이 낙마시키려고 하는 민주당 반노(反盧)·비노(非盧)그룹의 행동은 국민들에 대한 배신 행위이자 사기 행위”라며 “이같은 비민주적인 행위에 대해 규탄하고 항의하는 시민·지식인 사회의 목소리를 조직하는 일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생운동 시절 독재정권에 항거하며) 화염병을 들고 바리케이드로 뛰어드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부연했다.

<“화염병 들고 바리케이드로… 노무현에 대한 반칙 응징하겠다”, 오마이뉴스>

2002년 민주당은 자기 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노무현을 끌어내리기 위해 온갖 비열한 짓을 서슴지 않았고, 김민석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더러운 짓을 일삼았다. 오죽했으면 당시 시사평론가였던 유시민이 화염병을 들고 바리케이드로 뛰어드는 심정이라고 얘기했겠는가. 그런 김민석이 노무현 정신을 운운하면서 유시민을 비난하고 헐뜯는다? 지나가던 이명박 <무소유> 읽는 소리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식 날, 유시민을 자기 후계자로 삼았다. 물론 공공연히 그렇게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노무현은 유시민에게 고맙다며 기어이 봉하마을 퇴임기념식 단상 위로 유시민을 불러 올렸다. (나는 이 동영상을 보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

제가 그렇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던 것은 가장 어려울 때 저를 지켜 주었습니다. 여러분이 그랬듯이, 어려울 때 친구가 친구고, 어려울 때 견디는 정치인이라야 진짜 정치인입니다.

<노무현, 봉하마을 귀향 연설 중에서>

누가 뭐래도 노무현의 뒤를 잇는 후계자는 유시민이다. 어디 감히 김민석 따위가 유시민에게 노무현 정신을 운운한단 말인가? 아직도 이런 자가 민주당 최고의원을 하고 있기에 민주당의 존재감이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저렇게 개판을 치고도 히히덕거리고 웃을 수 있는 이유다.

김민석은 그 입 다물고 정계를 떠나야 한다. 그리고 영원히 잊혀져야 한다. 그 길이 그나마 김민석이 구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김민석 같은 인물이 있는 한, 민주당은 결코 한나라당을 넘어설 수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러거나 말거나

세상이 나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해서, 내가 세상에 집착한다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려 놓고 급전 300억 달러를 빌릴 수 있게 되었다고 환호작약하는 저들에게 해줄 얘기는 아무것도 없다. 한나라당이 1%만을 위한 정당인 줄 알면서도 선거만 있으면 한나라당을 찍어대는 국민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민주당은 우리의 대안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희망도 패기도 정열도 용기도 없다. 그냥 리만 브라더스와 한나라당에 질질 끌려다니는 무기력만 가득할 뿐이다. 비전도 없고, 대안도 없고, 그저 떡고물이나 쫓아다니는 궁물들과 386 떨거지들이 모여있는 노회한 정당일 뿐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이 사라진 정당에는 적막만 감돈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된 정치 세력, 정당이 없다는 것이다. 수십 만의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도 그것을 정치적 힘으로 묶어낼 세력이 없다. 아무리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깽판을 쳐도 4년 후에 그들을 딛고 일어설 세력이 있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수도 있을텐데 우리에겐 그것이 없다. 희망이 없다는 것만큼 견디기 힘든 것도 없다. 새로운 정당이 생겨야 할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될 수 있으면 당분간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침묵하고 싶다. 지쳤다. 아니 저들의 탐욕에 질려버렸다. 저들의 탐욕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당분간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 탐욕의 극한에서 그 탐욕에 의해 저들이 쓰러질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탐욕은 죄다. 그 죄의 댓가를 모두가 질 것이다. 같은 하늘을 이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그러거나 말거나. 단풍이 아름답다. 떨어지는 낙엽 사이로 가을은 깊어간다. 바람이 살랑거리고, 햇살이 따사롭다. 인간의 탐욕만 외면해버리면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자연의 품은 그렇게 넉넉하다. 밥 굶지 않고, 내 몸뚱이로 노동을 감당할 수 있을만큼 건강하다면 행복할 것이다. 이 나라에서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사치인 것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유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유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오마바의 정신적 스승이자 대부인 제레미야 라이트(Jeremiah Wright)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We bombed Hiroshima, we bombed Nagasaki, and we nuked far more than the thousands in New York and the Pentagon, and we never batted an eye.”

“We have supported state terrorism against the Palestinians and black South Africans, and now we are indignant because the stuff we have done overseas is now brought right back to our own front yards. America’s chickens are coming home to roost.” (Sep 2001)

“The government gives them the drugs, builds bigger prisons, passes a three-strike law and then wants us to sing ‘God Bless America.’ No, no, no, God damn America, that’s in the Bible for killing innocent people. God damn America for treating our citizens as less than human. God damn America for as long as she acts like she is God and she is supreme.” (2003)

“In the 21st century, white America got a wake-up call after 9/11/01. White America and the western world came to realize that people of color had not gone away, faded into the woodwork or just ‘disappeared’ as the Great White West kept on its merry way of ignoring black concerns.” (magazine article)

“Racism is how this country was founded and how this country is still run!…We [in the U.S.] believe in white supremacy and black inferiority and believe it more than we believe in God.” (sermon)

“Barack knows what it means living in a country and a culture that is controlled by rich white people. Hillary would never know that. Hillary ain’t never been called a nigger. Hillary has never had a people defined as a non-person.”

“Hillary is married to Bill, and Bill has been good to us. No he ain’t! Bill did us, just like he did Monica Lewinsky. He was riding dirty.” (sermon)

“The Israelis have illegally occupied Palestinian territories for over 40 years now. Divestment has now hit the table again as a strategy to wake the business community and wake up Americans concerning the injustice and the racism under which the Palestinians have lived because of Zionism.”

[Pastor Jeremiah Wright Controversy “Quotes”]

그러자 궁지에 몰린 오바마는 라이트 목사의 말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I’ve known Reverend Wright for almost 20 years. The person that I saw yesterday was not the person that I met 20 years ago. His comments were not only divisive and destructive, but I believe that they end up giving comfort to those who prey on hate, and I believe that they do not portray accurately the perspective of the black church.

[Obama Press Conference on Jeremiah Wright]

오바마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던 라이트 목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오바마가 모를 리는 없다. 그는 20년간이나 라이트 목사에게 설교와 가르침을 받으면서 자란 사람이 아니었던가. 문제는 위에서 인용된 라이트 목사의 설교나 말들이 직설적이긴 해도 진실에 근접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문제가 될 말한 말들만 모아놓으니 라이트 목사가 위험한 인간처럼 보이지만 그의 전체 설교를 들어보면 그는 훌륭한 목사다.

미국의 조중동이라고 불릴 수 있는 Fox News의 장난을 비판한 동영상을 보면, 그가 어떤 상황에서 저런 이야기들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수구 언론들의 하는 짓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다만 미국은 수구 언론의 비중이 한국보다는 높지 않다는 것.

오바마는 딜레마에 빠졌다. 진실을 긍정할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부정할 것인가. 그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라이트 목사와 결별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오바마는 너무나 훌륭한 스승을 두어 훌륭하게 성장했지만, 그의 훌륭한 스승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설령 오바마가 힐러리를 이기고 민주당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대인과 백인들의 미국 주류가 오바마와 라이트 목사를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비주류가 권력을 잡는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매력적이고, 정의롭고, 똑똑하고, 잘생긴 인물이라 해도 그가 비주류라면 권력의 최고 정점에 서기 어렵다. 그런 일은 2002년 대한민국에서 딱 한번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 라이트 목사가 오바마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인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