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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정약용

청복(淸福)

청복(淸福)

깊은 산중에 살며 삼베옷에 짚신을 신고 맑은 샘물에 발을 씻고, 소나무에 기대 휘파람을 분다. 소박한 살림이지만 집에는 악기와 바둑판을 갖추고 책도 가득하다. 마당에는 백학 한 쌍이 노닐고 신기한 꽃과 나무, 장수에 도움 되는 약초를 심는다. 때로 스님이나 신선 같은 이들과 왕래하며 즐기다 보면 세월이 오감을 모르고, 정치가 잘되는지 엉망인지도 모른다. 이를 청복이라 한다.

<정약용, 다산시문집 13>

욕심이 없으면

욕심이 없으면

욕심이 없으면 고요할 때 텅 비고, 움직일 때는 곧고 바르다. 고요할 때 텅 비면 밝고, 밝으면 통한다. 움직일 때 곧으면 공명정대하고, 공명정대하면 넓다. 밝아서 통하고 공명정대해서 넓어지면 거의 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無欲則靜虛動直 靜虛則明 明則通 動直則公 公則溥 明通公溥 庶矣乎.

<조윤제, 다산의 마지막 공부, 청림출판, 2018, p. 243>

송나라 학자 진덕수가 편찬한 <심경> 제32절에 나온 말이다. 이것을 다산 정약용이 <심경밀험>에서 설명하였다. 모든 것은 욕심을 내려놓는 것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