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언론 사기, 암 완치율이 절반 가까이 된다?

또 하나의 언론 사기, 암 완치율이 절반 가까이 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암 진단과 생존율을 보도하면서 우리나라 언론들은 또 제목 장사를 했다. 언론들의 왜곡과 사기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건강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장난하는 이 나라의 언론들이 국민 건강에 끼치는 해악은 정말 치명적인 것이다.

연합뉴스 이주영 기자는 복지부의 암 발생률과 생존율 발표를 보도하면서 암 완치율이 절반 가까이 된다고 보도했다.

암 환자 절반 정도는 완치 = 1993~2002년 암 발생자의 5년 생존율은 44.5%로 나타났다. 이를 전후반으로 나눠 생존율을 계산하면 후반기(1998~2002년) 생존율이 46.3%로 전반기(1993~1997년)보다 4.6%포인트가 높다.

암 환자 5년 생존율은 암 치료에서 통상적으로 완치 기준으로 통한다. 5년 생존율 46.3%는 암에 걸린 사람이 100명이라면 이 가운데 46명이 이상이 완치된다는 뜻이다.

<암 걸릴 확률 4명중 1명…절반 가까이 완치, 연합뉴스>

암의 완치율이 절반 가까이 된다면 이건 정말 기뻐해야 할 일이고, 암이 더 이상 불치병이나 난치병이 아니라는 얘기다.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암은 여전히 우리나라 사망원인의 으뜸을 차지하고 있고, 암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온 것도 아닌 현실에서 이 기사를 쓴 기자는 전형적인 제목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사에서 얘기하는 완치율은 5년 생존율을 말한다. 암에 대해 치료 받은 후 5년 동안 살 수 있는 사람이 100명 중 46명이라는 얘기다. 그 5년 이상을 살아 남은 사람 중 5년 6개월 또는 6년, 7년 만에 재발되거나 치료되지 않은 암때문에 죽는 사람이 꽤 될 것이다. 그렇다면 5년 이후에 암 때문에 죽은 사람들은 암이 완치된 것인가 아닌가.

완치라고 하면 암이 완전히 나은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기자의 표현대로 의료계에서 5년 생존율을 통상적으로 완치율이라 한다면 이것은 현대 의학이 암을 완치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현대 의학의 패러다임으로는 암을 완치하기가 정말 힘들다. 증상에 대처하는 대증요법을 근간으로 하는 현대 의학에서 눈에 보이는 암세포를 수술이나 약물로 일시적으로 제거하거나 억눌러 놓았다고 해서 암이 완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현대 의학의 치료법은 엄청난 부작용을 수반하고 있다. (더 자세한 것은 현대의학은 암을 고칠 수 있는가를 참조하시길)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암을 조기 발견,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5년 생존율을 완치율이라 정의했을 때, 이 말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말이다.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환자가 금방 사망하는 것이 아니다. 진단과 치료부터 사망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췌장암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위암이나 유방암 같은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5년간 생존할 확률은 치료를 받건 안 받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말기에 발견하게 되면 치료를 받건 안 받건 5년을 살기가 힘들어진다.

현대 의학의 암치료가 5년 생존율을 높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주위에서 수술이나 항암요법의 부작용으로 정말 고통받으면서 사는 사람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과연 이 치료법이 암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되묻고 싶은 경우도 많다.

이주영 기자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암 완치율이 절반 가까이나 된다고 보도했을지도 모르지만, 언론의 정도는 사실을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이다. 지난 번 조류 독감 보도 때도 그랬지만, 언론의 무책임한 기사가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지 그 해악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런 식이라면 우리나라 언론의 왜곡, 과장 보도로 스트레스를 받아 암에 걸릴 수도 있지 않을까.

14 thoughts on “또 하나의 언론 사기, 암 완치율이 절반 가까이 된다?

  1. 몇가지 글을 읽어봤는데요….
    기자와 언론사를 탓하기 전에 본인의 글에는 오류가 없는지, 혹 억지를 쓰는 부분은 없는지 한번 되돌아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와 언론사를 두둔하자고 드리는 말씀은 아니지만….
    어째 오른 글들에서 풍기는 향기가 그리 아름답지 않고 스스로의 권력에 도취되는 조짐이 보입니다.

  2. 박성호 님 / 충고 감사드립니다. 제가 언론과 관련된 글을 쓸 때는 좀 흥분이 되어 표현이 님의 말씀대로 향기롭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님의 말씀 중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억지를 쓰고 있지 않은지 라고 말씀하신 부분입니다. 기자들이 쓴 기사를 비판하면서 어찌 억지를 쓸 수가 있겠습니까? 논리적으로 제 글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되면 인정합니다. 그것이 제가 가진 몇 안되는 장점입니다. 행복하세요. 😉

  3. 5년 생존율이라는 용어자체는 의학적으로 암치료를 받은후 재발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을 말하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 것이 암 완치율로 규정하고 있구요. 그 용어에 대한 글쓴이에 대한 변론은 이해가 충분히 가지만 5년 6개월, 6년, 또는 7년이라는 숫자는 의학적으로 정한 암 완치율이라는 범주내에서는 너무나 작은부분을 크게 보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암이라는 병 자체의 특성상 예외가 너무나 많지만 의학계에서 정한 암완치율에 대해 허용가능한 예외를 생각해보는겁니다. 다시말하면 바늘끝의 소수만 가지고 그 소재 너무 커다랗게 다루고 계신게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4. 5년 생존율이란 표현이 기자만의 표현이 아닌 의학적 으로 규정이 되어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암 치료를 받은후 5년간 암이 재발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이라는 표현이 맞군요. 5년 생존율에 대한 정확한 용어에 대한 이해가 없으셨던게 아닌가 생각이 되는군요. 핵심용어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글 전체가 이상하게 들리는건 누구나 다 똑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번더 확인부탁드립니다…

  5. 5년 이상 살아남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중에서 5년 6개월, 6년, 7년 뒤에 중는사람들은 의학계에서 정한 완치율에서 허용가능한 오차범주내에서 너무나 벗어난 이야기가 아닌가 싶군요. 암이라는 병 자체가 예외가 많지만 너무 작은것을 커다랗게 확대해석하신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럼…

  6. 5년 이상 살아남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중에서 5년 6개월, 6년, 7년 뒤에 중는사람들은 의학계에서 정한 완치율에서 허용가능한 오차범주내에서 너무나 벗어난 이야기가 아닌가 싶군요. 암이라는 병 자체가 예외가 많지만 너무 작은것을 커다랗게 확대해석하신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럼…

  7. 의학적으로 5년 생존률을 언급할 때 본문에 쓰신 것 처럼 암의 정도(stage)를 나누지 않을리 없지요.

    기자는 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 의도적인 것인지 모르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의료계(의학)이 환자를 호도한다는 표현자체는 굉장히 쓰기 쉽지 않은 표현일 것 같은데 거침 없이 쓰셨네요.

    의학의 한계를 인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만, 사실에 근거하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5년 생존률은 암의 진단 시기부터 정하는 것이아니라 치료후 부터의 생존기간을 명시하는 것입니다.

    부분 부분 논리적 비약이 보입니다만, 의도는 매우 좋습니다만 정확한 근거와 논리를 보여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8. 제가 의학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정말로 의학계에서 5년 생존율을 암의 완치율로 표현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자의 표현대로 그렇다면 그것은 현대 의학의 한계를 스스로 보여주는 예라 할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종의 타협이라 생각됩니다. 의사들은 암세포의 증식을 일정 기간 (여기서는 5년) 만 수술이나 약물을 통해 막기만 하면 완치라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그것이 정말 “완치”입니까?

    위 기사에서 기자는 정확하게 이런 제목으로 기사를 작성했어야 합니다. “암 걸릴 확률 4명 중 하나, 5년 생존율 절반 가까이나…”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완치율 절반”과 “5년 생존율 절반”이라고 하는 것은 읽는 독자들에게는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5년 생존율이 암의 진단부터가 아니고 치료 후부터라는 구체적인 사실을 알려주신 양깡 님께 감사드리며, 내용을 수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예전에 쓴 현대의학은 암을 고칠 수 있는가 라는 글을 보시면 나름대로 저의 의도를 파악하실 줄 믿습니다.

  9. 완치율에대한 용어자체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서 덧글 올립니다. 암세포의 증식을 5년동안 막는다는것을 완치율로 보는이유는 암세포의 특징인 무한증식을 5년동안 막는것입니다. 수개월이 아닌 5년동안 암세포의 증식을 막고 재발이 생기지 않기위해서 암을 제거하고 치료하는거죠. 수개월이 지나 암세포의 제거에 성공하고 다른 약물과 방사선치료에 성공한 후 5년동안 재발하지않는다면 완치로 보는것이구요.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암세포의 제거에 성공했다하더라고 신체의 다른부분에서 암이 전이되서 새로운 암이 계속생기고 그 암이 무한증식하게되면 더이상 막지못하게되면 암을 제거하기 힘들게되는것죠. 그 후 암의 전이또한 막기힘들게 되면서 환자는 사망하게되는것이구요. 의학계에서는 통계적으로 완치율을 임의로 5년으로 정한것이 아닌 통계에의한 데이터로 그 연수를 정하지 않았을까요..?
    제 의견으로는 “완치율 절반” = “5년 생존율 절반” 같은 의미가 아닐까요?

    ‘현대의학은 암을 고칠 수 있는가’는 잘 읽었습니다. 🙂

    참고문헌
    {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07200121 }

  10. 제가 생각하는 완치는 사람의 면역시스템이 완벽하게 암세포를 죽이는 상태를 말합니다. 건강한 사람들도 하루에 수십에서 수천 개의 암세포가 생기는데 모두 암환자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면역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기 때문입니다.

    현대 의학은 보이는 암세포만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면역시스템을 제대로 회복시키는 방법과는 거리가 멀지요. 이런 접근 방식이기 때문에 현대 서양 의학이 암을 완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5년 생존율을 완치율이라고 하는 것은 현대 의학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거지요. 시간이 나시면 “약이 사람을 죽인다”라는 책을 한 번 보시죠.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현대 의학의 이면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11. soyoyoo님이 생각하시는 완치율라는 개념과
    기사에서 쓰여진 완치율의 개념이 다르다는것 때문에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되는것인지요?

    건강한사람이 하루에 수십에서 수천개의 암세포가 생길정도까지,
    면역시스템이 제기능을하여 암세포들을 막을수 있을때까지
    치료에 성공하면 그것은 완치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5년 생존율을 완치율료 보는것이 어떤점에서 현대 의학의 한계를 드러내는것인지 궁금하군요.
    치료후 사람의 암세포가 재발하지않고 전이되지 않는상태까지,
    즉 신체 스스로 면역체계가 제기능할 수 있는 시점까지가 5년이라는것이 완치율이라고 말하는 의학계에서 쓰고있는것을 부정하시는것인지요?

    “약이 사람을 죽인다”라는 책은 기회가 된다면 구입해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언감사하구요. 덕분에 즐거운 토론시간이 되고있네요. 🙂

  12. 5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죠..

    암 치료시작후 5년간 살아있을 가능성이 50%이상이라고 해서 별로 안심 스럽진 않네여…
    살아남아도 가산 거덜나고, 몸도 많이 쇠약해져 있고 하면 말이죠..

    일반인인 제게는 별로 희망스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기자는 희망을 줄려고 썼는지 우리 의학계의 우수성을 알릴려고 썼는지 알 순 없지만…아뮿든 암 안걸리고 사는게 최고 아닐까요?

  13. 진중권을 신랄하게 비판하시는 글을 보다가, 파퓰러 포스트(?)라는 걸 보고 따라 들어왔습니다.
    저는 한의학을 공부하는 학생이고, 굳이 구분하자면 대체의학계의 사람이겠습니다만, 이 글은 너무 억지스럽습니다.

    “현대의학은 면역시스템을 제대로 회복시키는 것과 거리가 멀다”고 하셨지만, 이미 면역시스템과 종양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현대 면역학에서 충실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대의학은 종양에 대한 숙주 자신의 면역반응을 증강시켜 암을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종양항원과 함께 배양된 가지세포(DC)를 배양하는 방법, 종양항원의 유전부호를 지닌 컴플먼터리 DNA를 포함하는 플라스미드를 주입하는 방법, 가지세포를 트랜스펙트시켜 B7 코스티뮬레이터나 IL-2 유전자로 면역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암환자의 종양 성장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면역계가 종양세포를 모두 죽이기에는 상당히 비효율적인 점이 있고, 또한 종양이 급속히 자라기 시작하면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기전을 함께 발달시키게 됩니다. 안티젠을 제거하거나, MHC를 제거해버리거나,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면역계통을 억제하거나 하는 방법들이죠. 따라서 “면역시스템을 회복시켜 종양을 제거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얘기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정말로’ 의학계에선, 대부분의 암의 경우 치료 후 5년 생존률을 완치의 지표로 봅니다. 엔간한 종양학 교과서 첫 챕터만 읽어봐도 나와 있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암종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는 게 아니라, 암종이 ‘재발’하는 거라니까요. 치료 후 시간이 지날수록 원발성 암의 재발 가능성은 줄어들고, 5년 정도가 지나면 재발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에, 5년 정도 지나면 이제 이 사람이 그 암으로부터는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판단하게 되는 겁니다.

    정말 난감합니다만, 대체요법의 우수성이나 현대의학의 폐해에 대한 책을 읽어보시기 전에, 우선 의학계의 권위있는 교과서부터 일독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잘못된 지식이 너무 많습니다. 일례로, 종양세포 면역기전에서 주로 작동하는 세포는 NK Cell이 아니라 CTLs입니다. 종야세포에 대한 NK Cell의 역할은 in vitro에서만 관찰되었을 뿐, 실제 인체 내에서는 불분명한 사실입니다.

  14. 위 글은 연합뉴스의 기자를 비판하는 형식을 취라고 있지만 속 내용은 현대의학의 암치료법 자체에 대한 비판 내지는 불만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그것 조차도 엉성한
    너무 엉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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