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머리가 나쁜 것인지

너무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머리가 나쁜 것인지

민노당의 간판 스타들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음과 같이 외쳤다.

“백만장자와 대기업으로부터 매년 20조원을 걷어 650만 빈곤층에게 연 300만원씩 지원하겠다.”

<노회찬>

“진보정당 입장에서 볼 때 대통령 4년 연임제가 될 때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더 어려울 수 있다. 만에 하나 한나라당이나 다른 당이 당선되면 8년 동안 하지 않겠나. 8년 후에 민주노동당이 안되면 어떻게 되느냐. 16년을 기다려야 하고 자칫하면 24년을 기다려야 한다.”

<권영길>

“정권교체가 아닌 시대교체를 이뤄내겠다.”

<심상정>

이들의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로 느껴지는 것은 과연 나 뿐일까? 이명박의 “한반도 대운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들의 주장도 그에 버금갈 정도로 허탈하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지만 우리나라는 그것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언론과 남북 문제.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생산적인 논쟁을 기대할 수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진정으로 민노당이 수권의 의지가 있다면, 상식의 땅에 두 발을 디뎌야 할 것이다.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 말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장준혁의 말

기억에 남는 장준혁의 말

수술 후 이주완 과장의 위로가 자기를 안심시킨다며 장준혁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 환자들도 그렇게 나를 믿었을까?”
죽어가는 환자의 처지에서 장준혁은 비로소 의사가 아닌 환자의 마음을 알게 된다. 말로 전해질 수 없는 지식이나 경험이 있다. 자기 몸으로 직접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스님들의 깨달음이 그렇고, 환자들의 아픔이 그렇다. 동정이나 연민 그리고 지식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는 것. 장준혁은 죽기 전에 진정한 의사가 되었다.
아내가 보내 준 월요일을 여는 시

아내가 보내 준 월요일을 여는 시

결혼 전에 나는 시를 많이 읽었었다. 읽은 시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내 생각과 함께 아내에게 (그 때는 애인이었었나?) 보내곤 했다. 아내가 시를 즐겨 읽지는 않았지만, 내가 보내 준 시를 싫어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빛이 바랬지만 따뜻한 난로와 같은 추억이다.

월요일 아침 나의 일주일을 기분 좋게 시작하도록 아내는 시를 보내 왔다. 아내의 마음이 고맙다.

그리움이란 것은
마음 안에 이는 간절한 소망과도 같이
한 사람에 대한 따스한 기다림의 시작입니다
그 한 사람에게 구비 구비 굽어진 길
그 길을 트는 마음의 노동입니다

그리움이란 것은
그렇게 마음을 잡고
한 사람을 사랑하겠다는 것입니다
일어나 밥을 먹는 습관보다
먼저 떠 올려지는 사람을
익숙해진 모습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움이란 것은
또 그렇게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비가 오면 비가 와서
눈이 오면 눈이 와서
보고픈 한 사람을
침묵하며 참아내는 것입니다

그리움이란 그래서
영혼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마음입니다

[배은미, 그리움이란 것은]

이 시를 읽으니 류시화의 시가 떠올랐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곁에 있어도 그리운데 하물며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

너와 15년 간의 동거를 끝내며

너와 15년 간의 동거를 끝내며

네가 내게로 온 것이 그러니까 내가 처음 직장에 들어간 날이었지. 나는 그날을 아직도 기억해. 어머니가 입사를 축하한다며 내 바지 주머니에 너를 찔러 넣어 주셨다. 너는 평범했지만 깔끔한 녀석이었어. 그날 이후로 넌 15년 동안 단 하루도 날 떠나지 않았지.

넌 매일 내 엉덩이에 눌려 있으면서도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고, 내가 잡동사니를 마구 구겨 넣었을 때도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았어. 친구들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은 스티커 사진을 붙여 주었을 때, 너는 잔잔하게 웃었다. 그 스티커 사진이 이제 빛이 바래서 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됐네.

네가 낡아갈수록 그리고 볼품 없어질수록 난 너에게 더 정이 들었단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너를 버리라고 성화일 때도 너를 외면할 수 없었어. 시간이 지날수록 너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그런 물건이 되어 버렸지.

이제 너를 떠나 보낼 때가 되었나 봐. 지난 15년간 내 바지 주머니 속에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던 너를 놓아주어야 할 것 같아. 미안하다. 너를 더 잘 보살폈으면 네가 지금보다는 좀 더 낫지 않았을까? 내 무심함조차 이해해 주는 너를 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너를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었어. 너와의 고락이 묻어 있는 그 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 우리의 우정을 기억하기 위해.

잘 가라. 그리고 이제 편히 쉬어, 나의 까만 지갑아.

Black Wallet

우리는 강팀이다

우리는 강팀이다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소유주인 당신이 너무 바빠서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자 한다. 당신에게는 다음과 같은 두 개의 대안이 있다.

[우리팀]

유시민, 이해찬, 한명숙, 강금실, 진대제, 김두관, 정세균 그리고 노무현

[딴나라팀]

이명박, 박근혜, 강재섭, 정형근, 김용갑, 전여옥, 송영선 그리고 조중동

당신이 지극히 이성적이고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느 팀을 택하겠는가? 당신이 지금 최면 상태가 아닌 제정신이라면 답은 하나뿐이다. 선수들의 면면을 보라. 게임이 되겠는가. 이 게임은 프리미어 리그팀과 동네 조기축구팀의 대결인 것이다.

이제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어떻게 일구어 놓은 대한민국인데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대통령을 뽑는다는 것은 단지 사람하나 바꾸는 것이 아니다. 정형근 국정원장, 김용갑 행자부 장관, 송영선 국방부 장관. 생각만 해도 이것은 악몽이다.

우리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우리는 강팀이다.

21세기 소인배들, 언론과 한나라당

21세기 소인배들, 언론과 한나라당

공자는 논어(論語) 이인(里仁)편에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긴다.

君子는 喩於義하고 小人은 喩於利니라.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에 민첩하다라는 말이다. 공자 시대의 소인배들은 자기들의 이익만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했던 모양이다. 그 소인배들의 유구한 전통은 국경을 넘고 시대를 넘어 오늘날 대한민국 땅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의 자랑스런(?) 주류언론과 한나라당은 공자가 얘기한 소인배들의 특징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부합한다. 모든 사고와 행동은 과연 그것이 누구에게 이익이냐로 판단하는 이들을 보고 공자도 놀랠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소인배의 전형이라고. 이들의 안중에는 나라와 국민은 없다. 오로지 한나라당이 올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 만을 기준으로 말하고 판단하며 행동한다.

국회의원 이해찬의 방북을 놓고 주류언론과 한나라당이 보이는 조바심이 너무 안쓰럽다. 혹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하고 초조해하는 그들, 북미가 수교하고 남북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어쩌나 하고 울먹이는 그들이 가엾다. 그들은 남북관계가 발전되어 평화가 정착되고 통일이 앞당겨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반평화, 반통일 세력일 뿐이니까.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 99%를 깎아먹는 어떠한 사건이나 시도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그것이 남북정상회담이건, 통일이건, 개헌이건 간에 상관없다. 그들 입장에선 지금처럼 50% 가까운 당지지도에 세 명의 대선후보 지지율 합계가 70%를 넘는 이 구도가 깨져서는 안되는 것이다.

불쌍하다. 주류언론의 여론조작으로 얻어낸 허상 뿐인 지지율을 부여잡고 아둥바둥대는 그들이 한심하다. 이런 식으로 과연 대선에서 이길거라 생각하나. 그들은 절대로 집권할 수 없다. 지난 4년간 한나라당이 무얼 했다고 50%의 지지를 받는단 말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상황이라 보는가. 신기루에 사상누각일 뿐이다.

IMF로 나라를 거덜낸 차떼기 정당이 지난 4년간 한 일이라고는 대통령 탄핵과 전효숙 끌어내리기, 사학법 반대, 국보법 폐지 반대, 신문법 반대, 복지 예산 삭감 등이다. 게다가 여기자 성추행을 비롯한 갖가지 성추문과 폭행, 폭언 등으로 그들의 도덕성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지경이다.

올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보일 전략은 “전전긍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눈 앞에 보이는 자기들만의 이익에 눈이 먼 21세기 소인배들, 주류언론과 한나라당은 이제 그만 꺼져주실 때가 되었다.

역사는 당신들을 원치 않는다.

사랑하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사랑하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아침에 눈이 내렸다. 지난겨울에도 볼 수 없었던 눈을 봄의 문턱에서 만난다는 것은 어색하다. 계절이 뒤죽박죽되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도 되고. 하지만 오늘 아침의 눈은 이 아빠에게 아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추억을 되새기게 해 준다.

6년 전 오늘, 엄마는 너를 낳기 위해 이틀이나 산통을 거듭했고, 그날 창밖에는 하염없이 눈이 내리고 있었다. 너는 엄마의 따뜻한 자궁이 그렇게 그리웠는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지. 결국에는 의사가 수술을 했고, 너는 한쪽 눈만 뜨고 아빠의 얼굴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외할머니가 끓여주신 미역국을 가지러 집으로 갈 때도 눈은 그치지 않았다. 그 눈은 아빠에게는 축복이었다. 누가 너를 아빠와 엄마에게 보내주셨는지는 모르지만, 너같이 귀엽고 예쁜 녀석을 보내주신 그분께 감사했고, 우리는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행복에 사무치니 누가 시샘이라도 한 모양이었다. 네가 아팠던 지난 2년 우리는 힘들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지. 어린 네가 겪어야 할 고통에 엄마 아빠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잘 먹고 신나게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너는 단식을 해야 했고, 친구들이 다니는 유치원에도 제대로 갈 수 없었지. 아빠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아빠에게는 믿음이 있었다. 힘든 삶에도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이 어려움이 우리에게 뭔가를 얘기해 주고 싶어 한다는.

이제 우리는 터널을 겨우 빠져나오고 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건강의 소중함을 알았고, 현대 의학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없는지 그 허와 실을 알았으며, 건강의 책임은 본인과 가족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엇보다도 네가 다시 건강을 찾아 나가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수업료가 비쌌지만, 제대로 배웠다는 생각이다.

아빠는 우리 딸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지난 2년간 우리가 건강에 관해 공부하고 생활한 것처럼 그렇게 하면 우리 가족은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들고 찾아야 한다. 행복은 소유로부터 오는 것도 아니고, 혼자만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행복을 만들어가는 우리 딸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빠는 네가 있어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아빠는 네게 너무 많은 빚을 진 것 같다. 아빠도 네가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아빠가 될 수 있도록, 아빠의 삶이 너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게.

여섯 번째 맞는 너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딸아!

비에 실려 온 아내의 마음 한자락

비에 실려 온 아내의 마음 한자락

하루 종일 촉촉히 내린 비에 봄내음이 서려있다. 흙과 풀과 나무는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맞으며 소리없이 재잘대고 있었다. 이미 겨울에 와 버린 봄이 새삼스럽지 않지만, 비는 봄의 느낌을 몇 배 증폭시킨다. 비에게는 그런 힘이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아내가 시를 보내 주었다. 그 시 속에 아내의 마음이 봄비처럼 적셔 온다.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 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비에 젖었습니다 젖는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총총 뜨기를 [나희덕, 젖지 않는 마음]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는데, 부부로 만나 결혼을 하고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함께 산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아내와 나는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이렇게 만나 사랑하게 되었을까.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고, 건강을 챙기고,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었을까. 봄비와 아내가 보내 준 시는 나를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내로 만들어 주었다. 아내의 마음이 고맙다. 시인 김남주가 감옥에 있을 때 자기 아내를 생각하며 시를 쓸 때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그대만이,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나를 살아 있게 한다. 감옥 속의, 겨울 속의 나를 머리 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가슴 가득히 뜨거운 피가 돌게 한다. 그대만이,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이 한밤 어둠뿐인 이 한밤에 내가 철창에 기대어 그대를 그리워하듯 그녀 또한 창문 열고 나를 그리고 있을까. [김남주,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중에서]
지금은 다만 아내의 마음만을 만지고 싶다. 봄비 소리를 들으며 느끼고 싶다. 사랑해, 여보야.
우리는 노무현을 그리워할 거다

우리는 노무현을 그리워할 거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짓 남았다. 어제 인터넷신문협회가 주관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 전반에 관해 그리고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자신의 신념과 업적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세계 어느 나라 지도자가 이렇게 해박하고 친절하게 국정 전반을 소상히 설명할 수 있을까. 세계 어느 나라 대통령이 자신의 신념과 국가의 비전을 이렇게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는 포괄적인 안목과 식견으로 국정의 각 분야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통합되는지, 그것들을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현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일들이 우리나라의 장래와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를 소상히 국민 앞에 이야기했다.

노무현은 정치인으로서 나에게 감동을 준 첫번째 사람이며 유일한 사람이다.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에서 최초로 그리고 유일하게 자신의 이익이나 이해관계보다 대의를 위해서 명분을 위해서 그리고 옳은 일을 위해서 정치를 한 사람이다.

미국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이 링컨이라고 얘기할 때 나는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노무현이 있다고. 당신들의 링컨과 비교해서 결코 손색이 없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대통령 노무현이 있다고. 아니 어쩌면 당신들의 링컨보다도 더 훌륭한 정치인일지도 모르겠다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

아무리 노무현을 미워하고 반대하는 사람일지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2시간 40분짜리 회견을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을 비우고 한 번만 보라. 노무현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노무현이 해 왔던 일이 무엇이고, 그가 그렸던 우리나라의 미래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이 비틀어 버린 노무현의 이미지가 아니고, 날것으로 전해지는 노무현을 단 한 번만이라도 보라.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의 지지자가 아닐지라도 이 사람이 술자리에서 쉽게 씹을 만큼 간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제 1년 후면 우리 현대사가 내놓은 걸출한 대통령은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것이다. 그가 퇴임을 하더라도 그가 해 놓은 일들은 적어도 향후 20년 이상 우리의 삶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 되겠지만, 여전히 그는 한국 정치의 중심이 될 것이다. 그에게 어떠한 굴레와 멍에가 씌여져도 그는 그렇게 우뚝 설 수 밖에 없다. 수구든 진보든 어떤 정파든 그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얘기할 수 밖에 없다. 그는 1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그런 정치인이니까.

나같은 골수 지지자는 그가 물러나면 정신적인 공황을 겪을지 모르겠다. 그가 그리울 것 같다. 그의 빈자리가 너무 커 보일 것 같다. 그 어떤 정치인이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단 말인가. 노무현의 골수 안티들도 허허롭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누구를 안주로 올려 그렇게 씹을 수 있단 말인가. 그때가 되면 노무현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한 사람이 없었다고.

어떤 행동이나 말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걸어온 길과 함께 평가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런 점에 있어서 국민을 한 번도 배신한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스스로 많은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첫 번째는 제 양심을 배반한 일은 없다고 감히 단언합니다. 매 시기 그때마다 일부 국민들로부터는 지지를, 일부 국민들로부터는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어느 쪽에 있었든지 저는 지금 와서 다시 평가해도 국민을 배반한 행동은 아니었다는 자신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4주년 대통령과의 대화 중에서>

이유야 어찌되었든 우리 모두는 노무현을 그리워할 것이다.

나는 이명박이 두렵다

나는 이명박이 두렵다

이명박은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 언론들의 과보호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그는 이미 찌그러들었어야 될 인물이었다. 아직도 여론조사에서 50%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다는 보도들을 볼 때, 여론 조사가 잘못되었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그의 본질을 아직까지도 잘 모르거나 둘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위증 교사, 살해 협박, 돈과 향응으로 언론 관리, 부동산 문제, 병역 문제 등등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그의 의혹들도 문제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전혀 기대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가 도덕성의 바닥을 드러낸다 하더라도 상관없다. 그런 류의 인간이고 그 주위에 모인 인간들도 다 비슷한 부류이기 때문이다. 유유상종이라 하지 않던가.

정작 그가 두려운 이유는 그가 만의 하나라도 대통령이 되었을 때, 정말 대한민국의 강을 콘크리트로 뒤덮어 놓을 것이라는 예감때문이다. 그가 내세운 공약, 경부운하. 나는 이것 때문에 그가 몹시 두렵다. 그는 정말 삽질을 할 것이고 우리나라의 강이란 강은 모두 파괴해서 운하라는 이름의 시멘트 수로를 만들어 놓을 것 같다.

제도가 잘못되고 법이 잘못되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더라도 언젠가는 고쳐진다. 부패한 정치인들 언젠가는 밑바닥을 드러내게 되어 있다. 하지만, 경부운하는 전혀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다. 이런 식으로 자연환경과 국토가 훼손되었을 때는 다시 회복할 수 없다. 비가역적이라는 것. 이것이 두려운 것이다.

독일의 환경운동가 크라우스 씨의 경고를 우리는 깊이 새겨야 한다. 되먹지 못한 한 인간의 권력욕을 위해 대한민국의 자연과 국토가 수난당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다. 이명박은 말도 안되는 경부운하 공약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기초적인 상식도 결여된 이런 인간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광분하는 언론들도 심판을 받을 것이다. 자연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아무리 후진 인생이라지만 최소한의 개념과 상식은 가져야 되지 않을까. 안그런가 명박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