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키운다는 것은

딸을 키운다는 것은

자식을 키우는 것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딸을 키우는 것은 기쁨이요, 행복이다. 생각해 보라. 여섯 살짜리 딸아이가 아빠에게 자기가 만든 꽃을 선물하며 힘내라고 할 때의 그 기분. 가슴에 뭔가가 치밀어오르는 그리고 왈칵 눈물이라도 쏟을 것 같은 감동. 딸을 가진 부모만의 특권이 아닐까.

부모가 되어 보니 알겠다. 왜 부모는 자식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가를. 부모는 평생 자식을 사랑하며 노심초사하지만, 자식은 그 존재만으로도 부모의 사랑을 갚는다. 나도 내 아버지 어머니에게 그런 존재였을까. 그럴거라 생각되지만, 나는 내 딸아이만큼 내 부모를 감동시키지 못한 것 같다. 그것이 남자들의 한계다.

오늘도 딸아이에게 하나를 배운다.

flower.jpg

내 인생의 첫 휴대폰

내 인생의 첫 휴대폰

7년만에 돌아온 우리나라는 휴대전화 없이 살기가 거의 불가능한 곳이 되어버렸다. 어디를 가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연락처는 꼭 휴대전화 번호를 물어본다. 없다고 하면 다들 정말 이상하단 듯이 또는 신기하단 듯이 쳐다보면서 하나 만들라고 얘기한다. 워낙 무엇에 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주저주저하다가 어머니까지 나서시면서 불편하다 (내가 불편한 것이 아니고 어머니가 불편하단 말씀) 고 하시니 그냥 눈 딱 감고 질러 버렸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새로 가입하는 사람에게도 공짜로 주는 기계가 있어 별 고민없이 선택했다. 정가가 60만원이라 하는데 어떻게 공짜로 주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어디선가 보조금을 받는지 모를 일이다. 아니면 그것 때문에 부가서비스를 두달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문명의 이기는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지만, 우리는 그 편리함을 얻는 대신 분명 무언가를 잃을 것이다. 이것은 진리다. 나는 아직 휴대전화의 편리함 대신 무얼 잃을지 모르지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오늘부터 나도 문명인의 네트워크에 편입된 것인가. 전화번호는 제발 물어보지 마시라.

cellphone.jpg

PlayTalk에 대한 첫 느낌, 와글와글

PlayTalk에 대한 첫 느낌, 와글와글

PlayTalk이 무엇인가 가 봤더니 웹 상의 수다 공간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교실에서 재잘대던 그 느낌이 전해진다. 와글와글. 한여름 매미들이 찌릉대는 것과 같은. 가벼운, 부담없는, 생기 발랄한 그리고 재미있는 소통. 요즘 문화 코드를 웹 기술로 형상화 한 PlayTalk. 의미있는 시도다.

뭘 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재미삼아 하나 만들어 봤다. 이걸로 수다를 떨 수 있으려나?

http://playtalk.net/soyoyoo

너무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머리가 나쁜 것인지

너무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머리가 나쁜 것인지

민노당의 간판 스타들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음과 같이 외쳤다.

“백만장자와 대기업으로부터 매년 20조원을 걷어 650만 빈곤층에게 연 300만원씩 지원하겠다.”

<노회찬>

“진보정당 입장에서 볼 때 대통령 4년 연임제가 될 때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더 어려울 수 있다. 만에 하나 한나라당이나 다른 당이 당선되면 8년 동안 하지 않겠나. 8년 후에 민주노동당이 안되면 어떻게 되느냐. 16년을 기다려야 하고 자칫하면 24년을 기다려야 한다.”

<권영길>

“정권교체가 아닌 시대교체를 이뤄내겠다.”

<심상정>

이들의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로 느껴지는 것은 과연 나 뿐일까? 이명박의 “한반도 대운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들의 주장도 그에 버금갈 정도로 허탈하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지만 우리나라는 그것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언론과 남북 문제.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생산적인 논쟁을 기대할 수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진정으로 민노당이 수권의 의지가 있다면, 상식의 땅에 두 발을 디뎌야 할 것이다.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 말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장준혁의 말

기억에 남는 장준혁의 말

수술 후 이주완 과장의 위로가 자기를 안심시킨다며 장준혁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 환자들도 그렇게 나를 믿었을까?”
죽어가는 환자의 처지에서 장준혁은 비로소 의사가 아닌 환자의 마음을 알게 된다. 말로 전해질 수 없는 지식이나 경험이 있다. 자기 몸으로 직접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스님들의 깨달음이 그렇고, 환자들의 아픔이 그렇다. 동정이나 연민 그리고 지식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는 것. 장준혁은 죽기 전에 진정한 의사가 되었다.
아내가 보내 준 월요일을 여는 시

아내가 보내 준 월요일을 여는 시

결혼 전에 나는 시를 많이 읽었었다. 읽은 시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내 생각과 함께 아내에게 (그 때는 애인이었었나?) 보내곤 했다. 아내가 시를 즐겨 읽지는 않았지만, 내가 보내 준 시를 싫어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빛이 바랬지만 따뜻한 난로와 같은 추억이다.

월요일 아침 나의 일주일을 기분 좋게 시작하도록 아내는 시를 보내 왔다. 아내의 마음이 고맙다.

그리움이란 것은
마음 안에 이는 간절한 소망과도 같이
한 사람에 대한 따스한 기다림의 시작입니다
그 한 사람에게 구비 구비 굽어진 길
그 길을 트는 마음의 노동입니다

그리움이란 것은
그렇게 마음을 잡고
한 사람을 사랑하겠다는 것입니다
일어나 밥을 먹는 습관보다
먼저 떠 올려지는 사람을
익숙해진 모습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움이란 것은
또 그렇게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비가 오면 비가 와서
눈이 오면 눈이 와서
보고픈 한 사람을
침묵하며 참아내는 것입니다

그리움이란 그래서
영혼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마음입니다

[배은미, 그리움이란 것은]

이 시를 읽으니 류시화의 시가 떠올랐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곁에 있어도 그리운데 하물며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

너와 15년 간의 동거를 끝내며

너와 15년 간의 동거를 끝내며

네가 내게로 온 것이 그러니까 내가 처음 직장에 들어간 날이었지. 나는 그날을 아직도 기억해. 어머니가 입사를 축하한다며 내 바지 주머니에 너를 찔러 넣어 주셨다. 너는 평범했지만 깔끔한 녀석이었어. 그날 이후로 넌 15년 동안 단 하루도 날 떠나지 않았지.

넌 매일 내 엉덩이에 눌려 있으면서도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고, 내가 잡동사니를 마구 구겨 넣었을 때도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았어. 친구들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은 스티커 사진을 붙여 주었을 때, 너는 잔잔하게 웃었다. 그 스티커 사진이 이제 빛이 바래서 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됐네.

네가 낡아갈수록 그리고 볼품 없어질수록 난 너에게 더 정이 들었단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너를 버리라고 성화일 때도 너를 외면할 수 없었어. 시간이 지날수록 너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그런 물건이 되어 버렸지.

이제 너를 떠나 보낼 때가 되었나 봐. 지난 15년간 내 바지 주머니 속에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던 너를 놓아주어야 할 것 같아. 미안하다. 너를 더 잘 보살폈으면 네가 지금보다는 좀 더 낫지 않았을까? 내 무심함조차 이해해 주는 너를 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너를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었어. 너와의 고락이 묻어 있는 그 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 우리의 우정을 기억하기 위해.

잘 가라. 그리고 이제 편히 쉬어, 나의 까만 지갑아.

Black Wallet

우리는 강팀이다

우리는 강팀이다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소유주인 당신이 너무 바빠서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자 한다. 당신에게는 다음과 같은 두 개의 대안이 있다.

[우리팀]

유시민, 이해찬, 한명숙, 강금실, 진대제, 김두관, 정세균 그리고 노무현

[딴나라팀]

이명박, 박근혜, 강재섭, 정형근, 김용갑, 전여옥, 송영선 그리고 조중동

당신이 지극히 이성적이고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느 팀을 택하겠는가? 당신이 지금 최면 상태가 아닌 제정신이라면 답은 하나뿐이다. 선수들의 면면을 보라. 게임이 되겠는가. 이 게임은 프리미어 리그팀과 동네 조기축구팀의 대결인 것이다.

이제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어떻게 일구어 놓은 대한민국인데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대통령을 뽑는다는 것은 단지 사람하나 바꾸는 것이 아니다. 정형근 국정원장, 김용갑 행자부 장관, 송영선 국방부 장관. 생각만 해도 이것은 악몽이다.

우리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우리는 강팀이다.

21세기 소인배들, 언론과 한나라당

21세기 소인배들, 언론과 한나라당

공자는 논어(論語) 이인(里仁)편에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긴다.

君子는 喩於義하고 小人은 喩於利니라.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에 민첩하다라는 말이다. 공자 시대의 소인배들은 자기들의 이익만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했던 모양이다. 그 소인배들의 유구한 전통은 국경을 넘고 시대를 넘어 오늘날 대한민국 땅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의 자랑스런(?) 주류언론과 한나라당은 공자가 얘기한 소인배들의 특징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부합한다. 모든 사고와 행동은 과연 그것이 누구에게 이익이냐로 판단하는 이들을 보고 공자도 놀랠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소인배의 전형이라고. 이들의 안중에는 나라와 국민은 없다. 오로지 한나라당이 올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 만을 기준으로 말하고 판단하며 행동한다.

국회의원 이해찬의 방북을 놓고 주류언론과 한나라당이 보이는 조바심이 너무 안쓰럽다. 혹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하고 초조해하는 그들, 북미가 수교하고 남북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어쩌나 하고 울먹이는 그들이 가엾다. 그들은 남북관계가 발전되어 평화가 정착되고 통일이 앞당겨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반평화, 반통일 세력일 뿐이니까.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 99%를 깎아먹는 어떠한 사건이나 시도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그것이 남북정상회담이건, 통일이건, 개헌이건 간에 상관없다. 그들 입장에선 지금처럼 50% 가까운 당지지도에 세 명의 대선후보 지지율 합계가 70%를 넘는 이 구도가 깨져서는 안되는 것이다.

불쌍하다. 주류언론의 여론조작으로 얻어낸 허상 뿐인 지지율을 부여잡고 아둥바둥대는 그들이 한심하다. 이런 식으로 과연 대선에서 이길거라 생각하나. 그들은 절대로 집권할 수 없다. 지난 4년간 한나라당이 무얼 했다고 50%의 지지를 받는단 말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상황이라 보는가. 신기루에 사상누각일 뿐이다.

IMF로 나라를 거덜낸 차떼기 정당이 지난 4년간 한 일이라고는 대통령 탄핵과 전효숙 끌어내리기, 사학법 반대, 국보법 폐지 반대, 신문법 반대, 복지 예산 삭감 등이다. 게다가 여기자 성추행을 비롯한 갖가지 성추문과 폭행, 폭언 등으로 그들의 도덕성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지경이다.

올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보일 전략은 “전전긍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눈 앞에 보이는 자기들만의 이익에 눈이 먼 21세기 소인배들, 주류언론과 한나라당은 이제 그만 꺼져주실 때가 되었다.

역사는 당신들을 원치 않는다.

사랑하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사랑하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아침에 눈이 내렸다. 지난겨울에도 볼 수 없었던 눈을 봄의 문턱에서 만난다는 것은 어색하다. 계절이 뒤죽박죽되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도 되고. 하지만 오늘 아침의 눈은 이 아빠에게 아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추억을 되새기게 해 준다.

6년 전 오늘, 엄마는 너를 낳기 위해 이틀이나 산통을 거듭했고, 그날 창밖에는 하염없이 눈이 내리고 있었다. 너는 엄마의 따뜻한 자궁이 그렇게 그리웠는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지. 결국에는 의사가 수술을 했고, 너는 한쪽 눈만 뜨고 아빠의 얼굴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외할머니가 끓여주신 미역국을 가지러 집으로 갈 때도 눈은 그치지 않았다. 그 눈은 아빠에게는 축복이었다. 누가 너를 아빠와 엄마에게 보내주셨는지는 모르지만, 너같이 귀엽고 예쁜 녀석을 보내주신 그분께 감사했고, 우리는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행복에 사무치니 누가 시샘이라도 한 모양이었다. 네가 아팠던 지난 2년 우리는 힘들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지. 어린 네가 겪어야 할 고통에 엄마 아빠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잘 먹고 신나게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너는 단식을 해야 했고, 친구들이 다니는 유치원에도 제대로 갈 수 없었지. 아빠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아빠에게는 믿음이 있었다. 힘든 삶에도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이 어려움이 우리에게 뭔가를 얘기해 주고 싶어 한다는.

이제 우리는 터널을 겨우 빠져나오고 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건강의 소중함을 알았고, 현대 의학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없는지 그 허와 실을 알았으며, 건강의 책임은 본인과 가족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엇보다도 네가 다시 건강을 찾아 나가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수업료가 비쌌지만, 제대로 배웠다는 생각이다.

아빠는 우리 딸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지난 2년간 우리가 건강에 관해 공부하고 생활한 것처럼 그렇게 하면 우리 가족은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들고 찾아야 한다. 행복은 소유로부터 오는 것도 아니고, 혼자만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행복을 만들어가는 우리 딸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빠는 네가 있어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아빠는 네게 너무 많은 빚을 진 것 같다. 아빠도 네가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아빠가 될 수 있도록, 아빠의 삶이 너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게.

여섯 번째 맞는 너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