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는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북쪽 깊은 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을 곤(鯤)이라 하였습니다. 그 크기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물고기가 변하여 새가 되었는데, 이름을 붕(鵬)이라 하였습니다. 그 등 길이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 번 기운을 모아 힘차게 날아오르면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았습니다. 이 새는 바다 기운이 움직여 물결이 흉흉해지면, 남쪽 깊은 바다로 가는데, 그 바다를 예로부터 하늘못(天池)이라 하였습니다.
[오강남, 장자, 현암사]
내가 장자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 끝없는 상상의 나래와 거칠 것 없는 호방함 때문이다. 동서양의 고전 중 장자처럼 이렇게 호쾌하게 시작하는 책은 많지 않다. 소요유(逍遙遊)는 장자 첫번째 편의 제목이다. 이것을 오강남은 “자유롭게 노닐다” 라고 풀이했다. 그는 절대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변화와 초월이 소요유 편의 주제라 말한다.
오래 전부터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무료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이 있지만, 나의 결벽은 나만의 공간을 고집했다. 마음에 드는 블로그 제목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게으름과 결벽은 대체로 일을 더디게 만든다.
이제야 내 공간을 만들고, 그 제목을 장자 첫째 편에서 따왔다. 자유롭게 노닐다… 이것 만큼 이 블로그에 어울리는 제목도 드문 것 같다. 이제 멍석을 깔았으니 제대로 한 판 놀아보려 한다.
2 responses so far ↓
1 쉬리 // Sep 25, 2008 at 11:43 am
행복이란
자연에 얼마나 가까이 있느냐에 달려고
자연을 얼마나 누리고 있느냐에 달렸다고 믿고 있네요.
자연에서
자유롭게 노닐 수 있는 선택은
아마도 장자처럼 신선의 경지가 아닐지….
(언듯 쉬워 보이지만 대부분이 묶여 살지요.)
링크따라 우연히 들어왔지만
내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2 Nes // Oct 24, 2008 at 3:25 pm
소요유님께서 쓰신 글을 평소에 감명깊게 읽고 있는 독자 중 하나입니다.
부디 항상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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