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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더불어민주당

목포는 호구다?

목포는 호구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손혜원이 목포 문화재거리 투기 의혹으로 연일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과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그의 주장대로 그의 투자가 문화재를 보호하고 목포 원도심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야당의 주장대로 시세차익을 위한 투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연일 수백건의 기사와 방송으로 도배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님에도, 언론과 야당이 이렇게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드는 데는 그 이유가 있다.

  1. 손혜원이 민주당 국회의원이고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고등학교 동창으로 매우 가깝기 때문에 손혜원을 공격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질 거라는 바람이 있을 것이다. 손혜원이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다면 기삿거리도 되지 않았겠지.
  2. 손혜원이 투자한 지역이 목포라는 데 문제가 있다. 한때는 아주 잘나가던 항구였지만 지금은 쇄락한 도시. 김대중의 정치적 고향. 광주와 더불어 호남의 상징. 호남 차별에 앞장서왔던 언론과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이런 도시는 그냥 그러다 없어져야 되는데, 손혜원이 옛모습을 되살리겠다니 밟아버리고 싶은 걸거야. 만약 문제가 되는 지역이 대구였다면 이렇게까지 공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3. 되살리려면 아파트나 상가 같은 것을 지어 개발을 해야하는데 문화재거리를 만들고 박물관을 짓겠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구. 손혜원은 지역 재개발조합과 건설업자들의 눈엣가시였을 것이 분명하고. 그러니 지역방송에 꼰지른 거 아니야?
  4. 덮어야 할 게 있는 거야. 양승태 사법농단이나 스포츠 미투 같은 사건들을 덮어야 하니 깜도 안 되는 사안을 부풀려야 하는 거지. 그렇게 해서 선량한 국민들을 호도하는 거야. 아니라구?
  5. 손혜원이 독립운동가 자손인 것도 눈에 거슬렸을 거야. 그것도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의 딸이니 얼마나 보기 싫었을까. 만약 박근혜처럼 일본 장교의 딸이었으면 영웅 대접해 주지 않았을까?

쓰레기 언론들이 자유한국당 등과 손잡고 이렇게 방방 뜰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김태우로도 안 되고, 신재민으로도 안 되니 이제는 손혜원을 공격하는 거야.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투기를 취재하려면 시세차익 13억을 남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을 파야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그런 취재는 절대 안 해.

목포라는 도시의 옛모습을 되살려서 문화 도시의 가치를 높이면 안 되나? 사람들도 찾아오고 목포 시민들도 조금 더 잘 살면 어디가 덧나나? 나라에서 해야하는 일을 일개 디자이너 출신의 의원이 앞장서면 박수쳐줘야 하는 것 아니냐구. 왜 목포는 눈물로만 기억되야 하는지 모르겠네. 자유한국당 어떤 의원이 목포는 호구라고 하던데, 결국 목포는 눈물이든 호구든 그냥 슬프게 찌그러져 있어야 되는 거지? 감히 일개 국회의원 따위가 목포의 도심을 되살리겠다구 하니 얼마나 배알이 꼬이겠어. 안 그래?

김성근, 김종인, 그리고 어버이연합

김성근, 김종인, 그리고 어버이연합

김성근. 올해 나이 75세. 한화 이글스 감독. 한때 야구의 신(야신)으로 불리며 한국 프로야구의 상징으로 떠오른 인물. 김성근 식 리더십으로 야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리더들의 본보기가 된 사람. 지난 해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만년 꼴찌 한화를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으로 만들어 놓았으나, 올 들어 김성근의 마법은 유통기한이 다 된 듯하다. 한화 이글스의 현재 성적은 3승 15패, 승률 1할5푼8리. 넥센의 신인 투수 신재영이 벌써 4승을 했으니, 한화 구단은 신재영보다도 적게 승리했다. 넥센 신재영의 연봉은 고작 2700만원. 김성근의 리더십은 특타와 야간 펑고로 대표되는 (될 때까지) “하면 된다”의 새마을 정신이라 할 수 있겠다. 송창식, 권혁 등의 투수들을 혹사시킨다는 평을 받으면서도 (단기간의) 성과를 위해 무리한 선수 교체를 감행한다. 김성근 식 야구는 단기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화 이글스의 미래와 선수들의 장래를 보았을 때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한화 선수들은 가장 많은 훈련을 하지만, 가장 많은 실책을 범한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고, 감독과의 소통이 어려우며, 시키는 대로만 하는 장기판의 말이 되었다. 급기야는 “김성근 감독과 야구하기 싫다”며 트레이딩을 거부하는 선수들이 나왔다. 지난 해, 김성근 감독을 연호하던 팬들은 “감독님, 나가주세요”라는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시위를 한다. 이쯤 되면 김성근 식 리더십은 끝난 것이 아닐까. 김종인. 올해 나이 77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확인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경제민주화의 상징처럼 군림하는 사람. 처음 더민주에 올 때, 비례대표에 전혀 뜻이 없다 얘기했으면서도, 본인을 셀프공천하여 국민들의 빈축을 산 인물. 정청래, 이해찬 등을 공천탈락시키면서 정무적 판단이라고 얼버무린 노회한 정치인이다. 그는 더민주에 남아 있는 기회주의자들을 주저앉히는데는 성공했으나, 젊고 진보적인 유권자들을 끌어모으는데는 실패했다. 총선이 끝나고 그의 주변에서 당대표 추대론이나 전당대회 연기론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것으로 봐서 그는 계속 더민주에서 제왕적 당대표를 노리는 것 같다. 김종인도 소통에 문제가 있으며, 고집은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경제민주화의 상징이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노욕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어버이연합. 어버이라는 고귀한 말을 욕보이는 자칭 어르신으로 구성된 극우단체. 박정희와 박근혜를 숭배하며 전경련의 지원과 청와대의 지시로 끊임없이 관제데모를 주도하는 사람들. “하루 2만원이 어디냐”며 탈북할아버지들은 어버이연합 주도로 관제데모에 나선다. 생활고에 허덕이며 극우집회에 동원되어야 하는 그들의 처지가 불쌍하다. 칠십 넘게 세상을 살았으나 여전히 지혜와는 거리가 멀고 노욕덩어리가 되어 가는 사람들. 부끄러움도 모르고 무지가 죄가 될 수 있음을 모르는 어버이연합 노인들. 김성근, 김종인, 어버이연합 노인들께 드리고 싶은 말, 떠날 때를 아는 노인만이 지혜롭고 존경받는다는 것.
호남의 착각 또는 자해?

호남의 착각 또는 자해?

광주와 호남에서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8할을 담당했던 그곳에서 말이다.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정부 10년을 만들어낸 그곳에서 말이다. 기회주의 정당이자, 야권분열 정당이자, 새누리 2중대 정당인 국민의당을 지지한다고 한다. 광주와 호남의 정치의식이 그 정도라면 이 나라에 희망은 없다.

호남 사람들에게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물으니, “무조건 본가(더불어민주당)를 혼내주기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을 혼내주는 것은 좋은데, 그 방법이 국민의당 지지란다. 혼내는 방법이 너무 궁색하고 부끄럽지 않은가?

지금 국민의당을 만든 사람들은 어디 화성에서 온 외계인들인가? 그들은 더민주(새정치연합)에서 단물이란 단물은 모두 빨아 먹고, 먹던 우물에 가래침을 뱉고 나온 인간들인데, 그들이 이름만 바꾸면 새사람이 되는가? 현역 국회의원 교체 여론이 높았던 광주와 호남에서 다시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되기 힘들어지자, 자기가 몸담았던 정당의 등에 칼을 꼽고 나와서 국민의당으로 출마하면 정치신인이 되는 것인가?

정치의식이 높다는 광주, 호남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호남에서 오랫동안 제1당을 차지한 더민주를 혼내주겠다는 것은 좋다. 그럴 수 있고, 때로는 그렇게 해야 한다. 더민주를 혼내기 위해 정의당이나 녹색당 등을 지지하겠다면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높이 평가할 것이다. 하지만, 더민주의 대안이 국민의당이라면 그것은 착각과 오판을 넘어선 자해행위다.

국민의당이 호남 제1당이 된들 호남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고립과 멸시뿐이다. 정말 안철수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국민의당이 호남을 넘어 전국정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지 궁금하다.

그동안 더민주가 보였던 퇴행적 행태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자들이 만든 당이 국민의당이다. 호남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호남의 정치자영업자와 종편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근거없는 마타도어에서 벗어나라고 말이다. 국민의당을 지지해서 당신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 현대사에서 광주와 호남이 기회주의자들을 지지한 적은 없다. 그것이 주어진 운명이었던, 아니면 자의적 선택이었던 간에 광주와 호남은 한국 민주주의의 버팀목이었고, 근간이었다. 또다시 이 나라의 운명은 광주와 호남이 쥐게 되었다. 당신들의 선택에 따라 이 나라의 미래가 달라진다. 그 선택이 국민의당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망월동의 영령들이 당신들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문재인, 신사의 품격

문재인, 신사의 품격

세상의 거의 모든 탐욕과 이해가 충돌하는 정글 같은 정치판에서 품격과 헌신으로 비전과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정치인이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였던 문재인 의원이 보여준 지난 1년간의 모습은 (진중권이 얘기했듯이) 초인적 인내를 바탕으로 한 품격과 헌신 그 자체였다.

문재인은 좋은 사람이고, 멋진 신사다. 그처럼 좋은 사람은 야수의 탐욕에 맞서기 위해 짐승의 비천함을 견뎌야 하는 정치인과 사실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처럼 마음이 선하고 훌륭한 인격을 갖춘 이가 정치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 비루한 나라 (백성들은 잘 모르겠지만) 정치판에 벼락 같은 축복이고, 어찌 보면 불가해한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문재인이 정치판에 들어올 일은 없었다. 노무현의 운명이 문재인의 운명이 되었고, 결국 노무현을 죽인 이 땅의 기득권을 가진 빌어먹을 기회주의자들이 문재인을 정치판에 끌어들인 셈이다.

문재인이 당대표로 선출된 후 당내 비주류들은 그를 끊임없이 공격하고 흔들어댔다. 양아치도 이런 양아치가 없을 정도로 그들의 공격은 집요했고 악랄했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단 하루도 견뎌낼 수 없는 그런 극한 상황 속에서 문재인은 한 번도 화를 낸 적도 없고 큰소리를 친 적도 없다. 묵묵히 견디면서 당의 혁신을 위해 대표가 해야할 일들을 견고히 해나갔다.

혁신위원회에서 나온 혁신안을 제도화했고, 유능한 인재들을 두루 모아 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으며, 10만명이 넘는 자발적 당원을 확보했다. 그는 단 한 차례도 사심을 가지고 일을 한 적이 없다. 정치인이 단 한 차례도 사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다. 과연 노무현 대통령이 얘기했듯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부드러웠지만 견고했다. 어눌한 듯하지만 세련되었다. 흔들리는 듯했지만 모든 일을 제대로 처리했다. 늘 정직하고 정도를 행했다. 언제나 당원과 국민만을 생각했다. 정말 성숙한 인격과 품위를 갖춘 정치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있다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만큼 당 대표직을 훌륭히 수행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지난 1년간 문재인을 보면서 안쓰럽고 안타까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묵묵히 맡은 일들을 제대로 해내는 그를 보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재인의 정치적 앞날이 밝지는 않지만, 만약에 그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면 그것은 2002년에 이어 또 하나의 기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땅의 백성들은 가장 선하고 품격있는 지도자를 맞을 것이다.

문재인이 있기에 숨을 쉴 수 있었던 지난 1년이었다. 그의 인품에 감동하고 그의 헌신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 15 남북정상회담 12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