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 그의 눈은 너무 슬퍼 보였다

조승희, 그의 눈은 너무 슬퍼 보였다

NBC 뉴스에서 공개한 조승희의 사진을 보았다. 망치를 들고 있는 그는 극도로 위악스런 표정을 지어보이려 했지만, 그는 너무 슬퍼 보였다. 금방 눈물이라도 쏟아낼 듯한 그의 눈은 깊고 깊은 절망의 슬픔을 담고 있었다.

문제는 아무도 그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는 거다. 미국 사회든, 한국 사회든. 죽기 전에 그는 그저 여학생을 추근덕거리는 스토커이자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였고, 자기를 포함한 33명의 목숨을 빼앗은 후에는 미치광이 살인마로 전락했다. 한국인들은 미치광이 살인마인 그를 부끄러워 할 뿐이었고, 언론들은 미국인들에게 행여 보복당하고 차별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세상이 자기에게 이 일을 강요했다고 생각한 그는 그 일을 저지른 후에도 영원히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세상은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고, 수 많은 총들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수 많은 생명들을 앗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절반의 책임과 슬픔은 오롯히 우리들의 몫이다. 그에게 손을 내밀지 않은 우리들의 몫이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의 명복을 빌어주는 일이다. 그리고, 조승희를 용서하고 우리도 용서받는 일 뿐이다. 그를 미친 살인마라고 욕하며 그를 버린다해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단 한 사람만이라도 그에게 손을 내밀며 친구가 되어 주었던들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주위를 둘러 보자. 우리가 손을 내밀어 보듬어 주어야 할 이웃이 있는지. 절망의 슬픔을 견디어 나가는 사람들이 있는지. 있다면 그들의 손을 단 한 번만이라도 잡아 주자. 그 단 한 번의 마음 씀씀이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빈다. 부디 다음 생에서는 총 없는 세상에 태어나시라. 조승희를 위해서도 기도한다. 부디 부디 다음 생에서는 단 한 사람이라도 자기 목숨보다 소중한 친구가 생기기를.

참으로 가슴 먹먹한 하루다.

4 thoughts on “조승희, 그의 눈은 너무 슬퍼 보였다

  1. 유영철입니다. 지 찌질함을 사회에 몽땅 전가시키는 건 그 둘이가 똑같습니다. 우발적으로 폭발한 것도 아니고 몇달 전부터 용의주도하게 살육 계획까지 세운 넘에게 뭔 동정을 한답니까. 격한 감정에 서너명 정도 난사해 죽였다면야 그 순간적 심리를 가엾이나 여길까. 아예 실탄 100명분 꽉 채워와 지가 사형집행인이라도 된 양 하나하나 조준 처형씩이나 한 넘에게 뭔 그리 오지랖이 넓으십니까.
    훨씬 어려운 환경에도 안 그런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유영철이나 조승희나 지 타고난 성질머리가 그 따위로 밖에 안 되어먹어 똑같은 걸 봐도 남들은 안 느끼는 걸 유독 지들만 피해망상 키우는 게죠. 결국 세상을 그딴 식으로만 보니 자기가 만든 무덤에 자기가 쳐박힌 꼴입니다.
    죄는 미워도 인간 미워하지 말란 소리가 있는데 그 죄를 바로 인간이 만드는 겁니다. 정체성 혼란한 한인 1.5세대들의 처지를 우려하고 걱정하는 건 좋으나, 그딴 말종까지 동정하는 일은 좀 없었으면 합니다. 그런 식이면 히틀러까지도 동정 가능할겁니다.

  2. 다른 사람이 어떤 실수를 할때,
    왜 저런 바보 같은 짓을 할까?
    라는 물음을 가졌는데,
    지금은 당사자가 되어 보지않고는 쉽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과 나는 똑같은 사람일 뿐이고,
    그가처한 상황의 선택권은 내가 그 자리에 있다고 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더군요.

    다시 태어난다면, 조금더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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