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블로그가 되어 버리다

노무현 블로그가 되어 버리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열 달 남짓 되었다. 처음 의도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내가 쓰고 싶었던 것은 “건강”과 “IT”에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가끔 내가 읽었던 책이나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간략한 감상 정도를 적어 보고 싶었다. 덧붙여 내가 좋아했던 시들을 다시 베껴 적고 읽고 싶었다. 순전히 나 개인을 위한 공간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작정이었다. 내 주위의 지인들한테도 이 블로그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 지금도 내가 이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채 다섯 사람이 되지 않는다.

나의 의도는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다. 지난 열 달 동안 나는 이 블로그에서 많은 이슈들, 특히 정치적 이슈들에 대한 생각들을 거침없이 밝혔다. 그 시작은 “나는 최후의 노무현 지지자” 라는 글이었다. 작년 말에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힘들어 보일 때, 지지율이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언론들이 떠들 때 그저 묵묵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그 글은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었다. 아직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한 번 커밍 아웃을 하니 주저할 것이 없었다. 이름 모를 많은 분들의 공감이 힘이 되었다. 그 후부터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글을 40여개 넘게 썼고, 언론을 비판하는 글도 30개 이상 썼다. 내가 썼던 절반 이상의 글들이 노무현과 참여정부, 그리고 언론에 대한 글들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어 버리니 이 블로그는 내가 처음 의도했던 신변잡기류의 블로그에서 정치 블로그, 아니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노무현 블로그로 변해 버렸다. 후회하는가? 아니, 후회하지 않는다. 내 개인 블로그를 노무현 블로그로 만들 만큼 그는 우리 사회에 가치있는 인물이기에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가 퇴임할 때까지 이 블로그는 노무현 블로그로 남을 것이다. 아니 그가 퇴임을 하더라도 이 땅에 “상식”과 “원칙”이 뿌리내리는 날까지 이 블로그는 노무현 블로그가 될 지 모른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고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더라도 이 블로그처럼 노골적으로 지지를 호소하거나 밝히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그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그도 꽤나 쑥쓰러움을 타는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초보 블로거 딱지를 떼지 못했는데, 올블로그가 Top 100 블로거로 선정해 주셨다. 그리고 Top 100 포스트에 다음과 같은 4개의 글이 선정되었다.

12위: 노무현 정부가 성공하지 않았다구?
23위: 종부세 대상자가 “서민”이라 하는 언론들
35위: 노무현, 그는 정말 위인의 반열에 오르려는가
45위: 노무현 대통령이 홍길동인가

그동안 이 블로그에 오셔서 댓글 주시고 공감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올블로그라는 훌륭한 메타 사이트를 운영해 주신 올블로그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좀 더 절제되고 성숙한 얘기를 써 보고 싶은데 잘 될 지 모르겠다. 아직은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한 애숭이 블로거에 불과할 뿐더러 사실 시간상 한 달에 10여개 이상 글을 쓰기가 쉽지는 않다. 그냥 블로그에 애정을 가지고 노력할 뿐이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올블로그 TOP 100 블로거 (2007년 상반기)

11 thoughts on “노무현 블로그가 되어 버리다

  1. 탑 100 블로거에 선정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비판이 아닌 비방으로 중무장한 이들에게 굴하지 않고 앞으로도 더더욱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2. 하늘이 님, 아도니스 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로그계에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은 저에겐 기쁘기도 하지만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딱지(?)를 달고 다니는 것은 대개 어떤 책임을 부과하기 때문이지요.

    자주 뵙지요. 행복하세요. 😉

  3. 가가멜 님 / 감사드립니다. 가가멜은 참 매력(?)있는 캐릭터이지요. 행복하세요.^^

    미리내 님 / 제가 님이 가신 길을 밟고 가는 셈이군요. 잘 인도해 주십시오. 감사드려요.

  4. 이런 경사가! 제가 워낙에 소요유님 열혈팬이라, 한국에 있다면 축하주라도 한잔 사고 싶은 기분입니다.(언젠가는 실제로 꼭 한번 뵜으면 합니다^^) 노무현 블로그라… 오히려 자랑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5. 로망롤랑 님, 라띠 님, hangman 님 /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잘 것 없는 글을 칭찬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라띠님은 미국 어디 계신지요? 뉴욕 쪽이라면 한 번 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6. 축하합니다. 선정된 것 말고… 노무현 블로그를 끝까지 하시겠다는 그 말씀…
    아무리 시끄러운 세상이지만, 세상일이지만 소요유에서만큼은 시원하게 노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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