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불이어라

사랑은 불이어라

딸아 사랑은 불 같은 것이란다
높은 곳으로 타오르는 불 같은 사랑
그러니 네 사랑을 낮은 곳에 두어라

아들아 사랑은 강물 같은 것이란다
아래로 흘러내리는 강물 같은 사랑
그러니 네 눈물을 고귀한 곳에 두어라

우리 사랑은 불처럼 위험하고
강물처럼 슬픔 어린 것이란다
나를 던져 온전히 불사르는 사랑
나를 던져 남김없이 사라지는 사랑

사랑은 대가도 없고 바람도 없고
사랑은 상처 받고 무력한 것이지만
모든 걸 다 가져도 사랑이 없다면
우리 인생은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란다

사랑이 길이란다
사랑이 힘이란다
사랑이 전부란다

언제까지나 네 가슴에
사랑의 눈물이 마르지 않기를
눈보라 치는 겨울 길에서도
우리 사랑은 불이어라

<박노해, 사랑은 불이어라,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