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위선자의 말로, 문국현의 경우

저렴한 위선자의 말로, 문국현의 경우

지난 대선 당시, 진보 진영에서는 문국현을 제 2의 노무현으로, 또는 진보 진영의 대표 선수로 지지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었다. 실제로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은 문국현을 많이 지지했었다. 나도 처음에는 정계에 갓 입문한 그의 언행을 유심히 관찰했었지만, 정치인 문국현의 밑천이 일천하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 대선 당시 나는 문국현에 대한 몇 개의 글을 썼었는데, 몇몇 문국현 지지자들은 내가 쓴 글들을 참 못마땅하게 생각했었다.

오늘 문국현은 자유선진당의 이회창을 만나 교섭단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두 당의 정체성이 그리 다르지만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치 신인 문국현의 입에서 노회한 정치 9단 김종필 같은 얘기를 듣는 것은 참으로 역겨운 일이다. 물론, 그가 대선 직전 박정희의 청렴결백성을 주장할 때부터 이런 사태를 예견할 수는 있었지만 말이다.

문국현을 대선 기획 상품으로 밀었던 오마이뉴스와 지난 대선 때 문국현을 지지했던 적지 않은 진보 성향의 지지자들은 지금 이회창과 손맞잡고 활짝 웃는 문국현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문국현과 같은 이런 껍데기들이 스스로의 궁벽한 상황을 이기지 못하고 예상보다 빨리 자폭했다는 사실이다.

원칙이란 이런 것이다. 노동자의 삶은 노동자가 지켜야 하고, 농민의 삶은 농민이 지켜야 한다는 것. 노동자의 삶을 합리적인 경영자로 보이는 위선자가 바꿀 수 없다는 것. 한국노총이 대선에서 이메가를 지지한 것은 한국노총이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고, 지난 총선에서 강기갑이 한나라당 사무총장 이방호를 누르고 당선된 것은 지난 총선의 유일한 위안꺼리라는 것이다.

정치인을 평가하고 선택할 때, 우리는 주로 언론이 제공한 정보를 이용한다. 하지만, 그 정보라는 것이 대개는 왜곡되어 있고, 대개는 각색되어 있어서 정확한 판단을 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럴 경우 우리는 그 정치인의 인생 역정과 선택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하며,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어떤 자세를 견지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문국현의 경우가 진보 진영에게 좋은 공부가 되기를 바란다.

25 thoughts on “저렴한 위선자의 말로, 문국현의 경우

  1. 문국현씨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지 않나요? 정책을 보고 찍으셨다면 달리 실망하실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요. 문국현씨를 진보라는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신 것은 아니신지요. 보수니 진보니 하는 기준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려고 하니 괴리가 생긴 것이 아닐까요? 저도 한 때는 문국현씨를 진보 성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바라본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가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책 위주의 정치를 강조한 것이 떠오릅니다.

    그를 진보로 바라보신 분들에게는 마이너스 표가 될 것이고 일정 수의 지지자들이 떠나갈 것이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보수니 진보니 하는 잣대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일까요.

  2. 지금 실망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100% 정책이 아닌 이념만 가지고 지지했거나 바라봤음..

    정책에는 변화 없는데 왜 이러는지..

  3. 정책은 다를 게 없겠죠.
    하지만, 변절은 변절이죠.
    친일파의 작품들도 변하는 건 없겠죠.
    하지만, 그걸 쓴 작가들은 어쨌든 변절한 것이죠.
    그런데 과연,
    저 악수가 정책을 변화시키지 않을 거라고 누가 장담을 할 수 있을까요?
    ‘입법국가’라는 개념을 분명히 알텐데도 박정희를 그렇게 얘기했던 사람의
    결말은…
    조지훈 선생님의
    지조론이 왜 쓰여졌는지 또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위엣 분들,
    조지훈의 지조론이나 읽어 보시기를.
    이광수나 문국현이나…
    전 다를 게 없다고 봅니다.
    시대와 내용만 다를 뿐.

  4. 저는 아직도 문국현씨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창조한국당과 문국현씨의 정치적 공약에 대해 지지한다는 것이겠지요. 정치인은 공약을 가지고 따져야 되지, 이념이나 성향을 가지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따지는 일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파벌 따지고 학연에 종교에 보수, 진보를 따져 만들어진 결과가 이명박 대통령인데 왜 아직도 그런 개념에 집착하는지 모르겠군요.

  5. 정책은 이념에서 나오는 거지요. 정책과 이념이 별개라는 주장은 어디서 나왔는지. 뭐 문국현이 변절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만. 원래 문국현에게 기대하는 것도 없지만요.

  6. Pingback: 당할까보냐!
  7. 음.. 현 상황에서 이념을 따진다는건 좀 무리라고 봅니다.
    양쪽 다 견제해야 할 대상이 확실하니, 손을 잡는건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쩄든 판단을 내리기에는 시기가 조금 이른거 같네요..^^
    조금 더 두고 봐야겠죠..

  8. 이럴 줄 알았어요. 이 양반에게는 정치가로서의 신념이나 영혼 따위는 보이지 않더이다..
    기대한 게 전혀 없어서 실망할 것도 없군요.
    아직까지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놀랍고 신기할 뿐.
    박찬종 만큼도 못갈 양반이라고 생각합니다…

  9. Pingback: stadia's me2DAY
  10. 정책? 이념? 그런 모든 것에 우선하는 신뢰의 문제죠.

    지금 당장 원내교섭단체 구성해서 정당지원비 받아 먹으려는 야합을 두고도 이념이 아니라 정책으로 판단하라는 주장이 가당할까요? 정책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정책연합을 할 일이지 웬 악수를 한답니까?

  11. 그 밥에 그 나물이 생각나는군요
    말타면 종 부리고 싶다했던가? 원내교섭단체 ????
    웃긴다

  12. 창조한국당의 정책은 적어도 경제분야에 있어서만큼은 기존 진보정당과 선을 그을 수 있었죠… 그런 면에선 적어도 정책연대의 핵심정책으로 내세운 중소기업 활성화 문제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둘이 합친다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어보이네요… 다만 문제가 있다면 진보가 아닌 창조한국당이 진보를 자임했다는 것이랄까요…

  13. 정책이 아닌 이념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것은
    정책은 얼마든지 변합니다. 국민들이 뭘 원하는가 파악해서 입에 발린 소리만을 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지만이념은 뿌리니까요.

  14.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을 감동깊게 보고 메인페이지를 눌러서 이것저것 포스팅하신 걸 보다가
    이 포스트를 보고 그냥 지나가기 뭣해서 한마디 남깁니다^^
    지금 보고있는 시선에서 조금만 더 크게 본다면 이해가 가지 않으신지요..
    목구멍이 포도청이잖습니까!
    지금의 창조한국당은 국회에서 발언권도 제대로 힘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유선진당 또한 비슷한 처지이구요
    문국현씨와 창조한국당 후보 2명?이 자유선진당과 교섭단체를 만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별 수 있나요..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아무리 소리쳐봐도 우물안인데 그래도 좀 들리게 하려면 우물 위로는 올라와야하는데
    그렇게 우물위로 올라만 오려고 하는데 자유선진당과 손을 잡았다고 해도 큰 그림을 보시고
    조금 더 지켜봐 줄 수는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은 다들 우리나라를 진정으로 생각하시는 멋진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토론(여러의견) 또한 그래서 나오는 것이겠구요.
    대한민국의 행복을 위해 다들 힘냅시다! 화이팅^^

  15. 문국현에대해 워낙 깊게 공부한 저엿기에 무한신뢰하는 입장이엇던 저역시도 첨엔 어? 이게 뭐지??
    햇지만 3일동안 국민질문 받아서 대답하는 동영상 봣는데여..다 이해가 갓습니다..
    문국현은 국민위해 정치할 뿐이지 ..좌파우파.진보보수.권력욕.사리사욕으로 가는 분이 아닙니다.
    변함없이 이세상에 한 한분 문국현님을 존경합니다

  16. 지금의 정치현실에서, 문국현 대표만큼
    우리나라를 통합의 리더쉽으로 이끌 수 있는 정치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대결구도로 정치를 이끌어온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그 반대쪽의 기존 정치인들 조차
    흑백의 논리로 재단을 하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 정권이, 왜 그토록 말도 안되는 논리와 조중동을 이용한 언론플레이로 문국현 대표를 무너트리려고 할까요? 다른 어떤, 소위 진보쪽에 속하는, 정치인보다도 더 집요하게…
    그건, 문국현의 그간의 삶의 방식과 정책적 신선함을, 기존의 논리로는 도저히 무너뜨릴 수 없기에,
    미래에 한날당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어떻게든 싹을 자르려고 안달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MB정권의 의도에, 소위 진보 진형에서도 동조를 하는 면이 있다 생각하네요.
    (선명한 대결 구도에 장애가 되기에)

    비록 생각이 다르고, 일부 정치 방향(선진당과 제한적 협력관계설정)을 이해할 수 없다 손 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국현 대표의 정치인으로서의 가치는 너무 소중하다 생각하네요.

    선명성을 지론으로하는 소위 진보측의 일부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우리나라의 진보측이라 불리우는 정치세력의 속 좁은 한계를 드러내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

  17. 문국현의 정책에 변화가 없다 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말로야 만리장성인들 못 쌓겠습니까? 방법을 모르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 구호만 있고 실행력은 없는데 아무리 좋은 정책인들(따져보면 다른 당의 정책들도 다 그럴싸합니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문국현을 아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을 심하게 편애하여 너무 가까이 하는 이들은 타죽고,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은 얼어죽는다고…
    가까이서 살펴본 결과 결론이 났습니다. 깜냥이 아닙니다. 뭐 이런 말이 다 소용이 없지요. 곧 뺏지 날아가고 나면 5년간 정치활동 못합니다. 문국현의 정치생명은 끝이 난거고, 창조한국당이란 허접쓰레기를 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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